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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교민·유학생 귀국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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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3-26 11:30:51 수정 : 2020-03-26 11: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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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시스템 불안, 휴교 여파 / 3·4월 한국행 급증… 4월 미주노선 추가감축 땐 혼란 가중
미국 뉴욕 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자택대피령을 내림에 따라 평소 사람들로 붐비는 뉴욕 타임스스퀘어가 23일(현지시간) 아침 거의 텅 빈 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교민과 유학생들의 귀국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코로나19에 대처할 의료장비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한데다 상반기까지 휴교를 결정한 주가 늘면서 상황이 나은 한국행을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5일(현지시간) 미 한인사회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학하는 한국 학생들의 ‘탈(脫)미국’이 이어지고 있다. 버지니아주 지역의 한 대학생은 “휴교가 결정되고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면서 굳이 상황이 악화하는 미국에 남을 이유가 없어 일시 귀국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유럽에서 공부하던 미국 학생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다니던 해외 대학이 문을 닫으면서 가족이 있는 고국행을 택하는 것이다. 영국에서 유학하다 워싱턴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마리아 켈리(20·여)는 “봄 방학 때나 들어올 생각이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강의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돌아오게 됐다”며 “언제 다시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울러 미국-중국 노선이 사실상 막히면서 미국에서 공부하던 중국 유학생들이 한국을 거쳐 본국에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영국 런던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진단 검사를 받는 곳으로 향하는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여름이나 가을 귀국예정이던 주재원 및 공무원 가족들은 의료시스템에 대한 불안과 휴교 여파를 감당하지 못하고 귀국을 앞당기고 있다. 워싱턴에서 일하는 한 주재원은 “학교가 가을에야 문을 연다고 해서 아이들을 생각해 가족만 4월에 먼저 귀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재원 가족들의 3, 4월 한국행 러시는 한국 학기가 4월로 미뤄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주재원은 “학교는 물론 학원, 여름캠프 등 미국의 모든 교육이 멈췄다”면서 “아이들까지 의료시스템이 불안한 미국에 남을 이유가 없어서 가족만 귀국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검사장비와 산소호흡기 부족문제가 지속적으로 부각되면서 의료불안을 호소하며 한국행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뉴저지주에 사는 한 교민은 페이스북에 “평소에도 미국의 비싼 의료비 때문에 주기적으로 한국을 찾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당분간 한국에 거주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지금은 한국이 훨씬 더 안전해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마트 진열대가 사재기한 시민들로 텅 비어있다. 뉴스1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조치인 비필수 사업장 폐쇄가 연쇄 해고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의 패션기업에 다니는 한 직장인은 “몇주동안 재택근무를 하다가 이번주부터 ‘레이오프’(일시해고) 상태”라면서 “이런 상태가 길어지면 완전 해고가 불가피해보여 귀국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귀국 러시’가 이어지면서 한국행 항공권은 일부 날짜가 매진되거나 2000∼3000달러짜리 이코노미석이나 8000달러 이상의 비즈니스석 등 ‘비싼 표’만 남았다. LA지역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한국행 비행기가 거의 만석”이라며 “다음달 초까지 한국으로 가는 항공편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뉴욕도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지난 13일을 기점으로 한국행 항공기의 탑승률이 급격히 늘어 90%에 달하고, 4월 첫주까지 한국행 항공권 품귀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3∼4월 미주노선 운항을 절반으로 줄였는데, 적자가 누적되면서 4월에 덜레스-인천 노선 운항을 중단하는 등 미주노선을 추가 감축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가는 여행객은 일시 증가했지만 미국으로 오는 비행기는 좌석의 10∼20%만 채워서 오고 있는 상황이라 노선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한국행 티켓 구하기는 더욱 힘들어져 ‘코로나 귀국 러시’로 인한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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