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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공포’에 공연 줄취소… ‘집콕’ 땐 클래식 명반 어때요

입력 : 2020-03-08 23:00:00 수정 : 2020-03-08 21: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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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전문 사이트가 추천하는 앨범은 / ■교보핫트랙스 / ‘조수미-Mother’ 위로·힐링에 제격 / ‘백건우 쇼팽 녹턴 전집’ 가장 대중적 / ■알라딘 / ‘양성원, 파체 사랑의 찬가, 쇼팽…’ 등 / 서정적 멜로디로 지친 마음 보듬어 / ■인터파크·예스24 / ‘문태국, 첼로의 노래’ 다양한 감상 좋아 / ‘베토벤 2020’ 명연주만 골라 발매돼

클래식 음악은 다른 어느 분야보다 섬세한 취향을 지닌 애호가들이 많다. 연주 직전 공연장 전체에 감도는 긴장감 섞인 적막과 연주가 끝난 직후 여운이 남은 정적 모두 공연의 중요한 일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축음기 이래로 극한의 경지를 추구하는 레코딩 기술과 오디오가 발달해왔다. 작은 소음이나 잡음도 전체 공연을 망쳐버릴 수 있기에 공연장의 불청객인 ‘관크(관객+크리티컬의 신조어)’에 가장 예민한 예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공연마다 ‘카톡’ 알림은 빠지지 않고, 심지어 공연 중 통화하는 사람을 봤다는 목격담까지 나오곤 한다. 그래서 “실황 연주가 주는 벅찬 감동은 없지만, 차라리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가 최상의 상태로 녹음한 음반들을 골라서 감상하는 게 공연장에서 ‘관크’에 시달리는 것보다 낫다”는 골수 클래식 팬도 찾아볼 수 있다.

탕수육 소스를 놓고 벌어진 ‘찍먹 대 부먹’만큼이나 선호가 엇갈리는 게 ‘실황 대 음반’ 논쟁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당분간은 클래식 애호가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지난달 보스턴심포니 방한 취소를 필두로 국내외 연주단체 주요 공연이 거의 모두 무산돼 실황 연주를 들으려야 들을 수 없는 시절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그래서 세계일보는 국내 주요 음반 웹사이트 클래식 담당자에게 공연장에 못 가는 아쉬움을 달래줄 만한 클래식 음반 추천을 부탁했다.

평소 많은 클래식 음반을 접하는 이들은 각각 석 장에서 많게는 여섯 장까지 앨범을 추천했는데 지난해 개국 40주년을 맞은 KBS 클래식 FM 제작진과 연주자 등 40명이 추천한 곡들로 구성된 4장짜리 컴필레이션 앨범 ‘마흔, 클래식에 빠지다. kbs 클래식 FM 개국 40주년 기념음반’을 빼곤 단 하나도 중복 없이 다양한 클래식 명반이 소개됐다.

백건우 쇼팽 녹턴 전집

먼저 음반전문 웹사이트인 교보핫트랙스에선 지난해 발매된 음반 중 베스트앨범에 올라선 조수미-Mother ‘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추천했다. ‘조수미, 엄마를 노래하다! 나의 어머니, 그리고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을 위한 노래’라는 설명대로 ‘어머니’라는 단어가 주는 특별하고 애틋한 마음과 현대인들의 지치고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고 힐링할 곡들을 담아냈다는 설명이다. 특히 앨범의 총 12곡 중 대표곡인 폴란드 민요 ‘Mother Dear’는 성악적 완성도가 높은 곡으로 평가받는다. 백건우 쇼팽 녹턴 전집도 핫트랙스 추천 앨범이다. 쇼팽의 녹턴은 영화나 드라마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대중들에게 가장 친숙한 클래식 곡이다. 음향 좋은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녹음한 이 앨범은 통상적으로 배치하는 작품번호 순서가 아닌 서사적 트랙 배치를 통해 완성했다. 이번 앨범은 백건우 연주를 통해 피아노 소리 자체가 예술이 되는 터치를 구현했다. 특유의 박자 감각으로 표현된 레가토와 벨칸토는 쇼팽 녹턴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알라딘의 클래식 음반 담당 MD 박상우 차장은 양성원, 파체의 사랑의 찬가, 쇼팽의 첼로 소나타/리스트의 엘레지, 위로에서 리스트의 ‘위로’를 추천했다. 모두 여섯 곡으로 이뤄진 ‘위로’는 매우 잔잔하면서도 한가로운 느낌을 준다. 마치 쇼팽을 연상시키는 서정적인 멜로디로 지친 우리의 마음을 보듬으며 위로해준다. 주로 피아노 독주로 잘 알려졌지만 첼리스트 양성원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편곡 버전의 음반을 발매해 음악적 상상력과 깊이를 더했다. 알라딘에서는 또 번슈타인과 빈필의 슈만 교향곡 전집에서 1번 ‘봄’을 추천했다. 슈만은 1번 교향곡 네 개의 악장에 모두 봄에 관련된 부제를 달아 피어나는 계절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클라라와의 운명적 결실이 맺어지는 시기에 작곡된 이 작품은 소박하지만 따스한 리듬이 곡 전반에 걸쳐 고르게 균형을 이룬다. 번스타인과 빈 필이 표현해내는 봄의 생명력은 축복의 팡파르라고 불러도 모자람이 없다는 설명이다.

피아졸라 ‘사계’-유리 레비치

인터파크에선 모두 여섯 장의 앨범을 추천했는데 이 중 문태국-첼로의 노래가 눈에 들어온다. 한국인 최초로 파블로 카살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우승한 첼리스트 문태국의 인터내셔널 데뷔앨범이다. 카살스가 1889년 스페인의 한 중고서점에서 악보를 발견해 세상에 알려진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1번’을 문태국 연주로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 소장가치는 충분하다. 아름다운 소품이 수록돼 첼로 명곡을 다양하게 감상하기 좋은 앨범이다. 아울러 비발디 ‘사계’/피아졸라 ‘사계’-유리 레비치, 쿠르펠츠 실내악단, 요하네스 슐레플리는 많은 이들에게 친근하고 익숙한 비발디의 ‘사계’와 탱고 거장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사계’를 비교할 수 있는 앨범이다. 러시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유리 레비치는 비발디에서는 피아졸라를, 피아졸라에서는 비발디를 엮어내어 비슷한 프로그램의 다른 연주와는 색다른 감흥을 주며, 화려한 음색과 폭발적인 독주 바이올린이 시종일관 빛을 발한다.

베토벤 2020 - 더 베스트 오브 베토벤

예스24의 최하나 클래식MD 추천 앨범 중에선 베토벤 2020 - 더 베스트 오브 베토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베토벤의 작품을 연주한 음반들이 다양하게 발매되고 있는데 클래식 명가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자신들이 보유한 녹음 중 명연주만 골라 발매한 모음집이다. 가장 익숙한 베토벤의 작품 15곡을 도이체 그라모폰 인기 아티스트 연주로 만날 수 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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