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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식물 중에는 노루의 이름을 딴 것들이 많다. 노루발, 노루오줌, 노루삼 등이 있는데, 노루발은 잎이 노루의 발 모양을 닮아서, 노루오줌은 노루의 오줌 냄새가 난다고, 노루삼은 노루가 좋아하는 삼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특히 복수초, 바람꽃과 더불어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 중에 하나인 노루귀는 꽃이 피고 나중에 나오는 새잎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눈 속을 뚫고 꽃을 피워 설할초, 파설초라고도 한다. 학명은 ‘Hepatica asiatica’로 ‘Hepatica’는 라틴어로 ‘간’이라는 뜻이다. 잎이 간을 닮은 데서 유래하였으며, 영명도 ‘Liverleaf’로 부른다.

노루귀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전국의 모든 산과 들의 양지에서 볼 수 있다. 키는 8~20㎝로 전체에 희고 긴 털이 많이 난다. 잎은 뿌리에서 나며 잎몸은 3갈래로 갈라진 삼각형이다. 잎 밑은 심장 모양이고, 앞면에 얼룩무늬가 있는 경우도 있다. 꽃은 3~5월에 잎보다 먼저 피고, 뿌리에서 꽃줄기에 올라와 꽃줄기 끝에 1.0~1.5㎝ 정도 크기로 하나의 꽃이 핀다. 꽃잎처럼 생긴 꽃덮개는 흰색, 분홍색, 보라색의 다양한 색으로 7~12장이 돌려 나온다. 열매는 익어도 껍질이 갈라지지 않는 형태(수과)이다.

노루귀는 ‘장이세신’이라 하며 약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뿌리가 달린 전체를 햇볕에 말려 사용하며, 진통, 진해(기침을 멎게 함), 소종(부은 종기나 상처의 치료)의 효능이 있어, 두통, 치통, 복통 등에 주로 이용된다. 또한 잎에 무늬가 있고, 꽃색이 다양하며, 겹꽃으로 개량도 쉬워 여러 품종이 원예용으로 개발되었다.

노루귀는 세계적으로 동아시아, 러시아, 인도, 유럽, 북중미 지역에 분포하며 8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3종류가 분포한다. 제주도와 울릉도를 제외한 육지에서는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오는 노루귀가 자란다. 새끼노루귀와 섬노루귀는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한국 고유종이다.

남기흠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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