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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도 어쩔 수 없는 외로운 동물이다”

입력 : 2020-03-02 00:10:00 수정 : 2020-03-01 2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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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숙 연출 신작 연극 ‘대신 목자’
한태숙 연출이 5년 만에 무대에 올리는 신작 연극 ‘대신 목자’. 아르코예술극장 블로그 촬영

봄이 시작되는 3월 대학로 기대작은 중견 연출가 한태숙의 연극 ‘대신 목자’다. 한태숙은 ‘서안화차’, ‘엘렉트라’, ‘레이디 맥베스’, ‘세일즈맨의 죽음’ 등 선 굵은 작품을 만들어왔다. 이번 작품은 2015년 ‘서안화차’ 재공연 이후 약 5년 만에 한태숙이 직접 극본을 쓰고 연출하는 신작이다.

무대는 동물원에서 ‘컹수’란 별명을 가진 한 늑대가 어린이 팔을 물어뜯은 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된다. 수사관은 부주의로 빚어진 사고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의문점을 캐나가는데 ‘컹수’는 동물원을 탈출한다.

‘대신 목자’는 이처럼 아이를 해치고 동물원을 탈출한 늑대와 그 늑대를 돌봐온 사육사, 그리고 늑대 탈출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인간이 애착하는 것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과 죄의식을 통해 버려서는 안 될 것을 버린 것에 대한 동조와 자책의 심리를 다룬다.

“동물과 인간의 유대관계 속에서 ‘인간이 바라는 진정한 관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한 연출은 “‘대신 목자’는 사실 아무 의미없는 제목이다. 아무것도 없는 것도 의미가 될 수 있다는 반어법적 의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한 연출은 “나도 어쩔 수 없는 외로운 동물이라는 자각을 하게 해줬던 동물들을 생각하며 ‘대신 목자’를 썼다”며 “동물원 동물들처럼 우리도 다 탈출하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고 삶이 녹록지 않다는 이야기가 관객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작품에 담긴 생각을 설명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공연계가 잔뜩 위축된 상태이지만 ‘대신 목자’ 개막을 기다리는 관객 줄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태숙 연출 신작에 대한 기대가 워낙 큰 데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연극 ‘에쿠우스’, ‘이방인’, ‘맨 끝줄 소년’ 등에서 호평받으며 ‘믿고 보는 배우’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전박찬과, 무대와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며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서이숙, 그리고 손진환, 김은석, 성여진 등이 출연한다.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에서 3월 6∼8일까지.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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