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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카메라에 맞춤형 배트… 진화하는 ‘스프링캠프’

입력 : 2020-02-19 06:00:00 수정 : 2020-02-18 20: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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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전지훈련 첨단장비 무장 ‘스마트캠프’ / 투구 추적 ‘랩소도 시스템’ 대표적 / 공의 회전·궤적 실시간 측정 가능 / 데이터 수집 분석 투수 훈련 활용 / 센서 삽입된 블라스트모션 도입 / 디지털 기술 접목 타자 스윙 교정 / 개인 스마트폰 앱 통해 직접 확인
선수들이 정신력을 기른다며 계곡 얼음물을 깨고 입수하는 장면은 프로야구 초창기 겨울 전지훈련 풍경 가운데 하나였다. 지금 기준으로 본다면 근육 손상 등 부상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지만 불과 30여년 전에 실제 벌어졌던 일이다. 하지만 인식 변화와 함께 부상 방지를 위해 겨울은 따뜻한 해외로 나가 훈련하는 스프링캠프가 정착됐고, 여기에 다양한 훈련도구와 전문지식이 도입돼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돕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스프링캠프가 각종 첨단장비와 디지털기술이 결합한 ‘스마트 캠프’로 진화하고 있다.
SK가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포수 뒤에 설치한 랩소도 장비를 통해 투수의 투구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SK 와이번스 제공

2020년 10개 구단 전지훈련지에서 다양한 기계장치와 태블릿PC를 보는 일은 일상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공의 궤적을 추적해 투수들의 훈련을 돕는 ‘랩소도(Rapsodo) 시스템’이다. 여기에 선수들의 움직임을 특수 이미지 센서로 초당 882프레임까지 촬영하고 느린 동작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더했다. 에저트로닉(Edgercronic) 초고속 카메라다. 투구 그립과 릴리스 포인트, 공의 회전 및 궤적 등 생체공학 분석에 따라 릴리스 포인트와 투구폼을 수정하는 데 활용이 가능하다. 2017년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가 이 장비를 활용해 변화구를 교정한 사례가 알려지며 대다수의 메이저리그 구단이 도입했고, 이듬해 KBO리그 삼성과 SK도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지난해부터는 대부분의 구단이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KIA가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새로운 투구 추적 장치인 플라이트스코프 스트라이크를 이용해 선수들을 훈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의 경우는 올해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플라이트스코프 스트라이크’라는 이동식 포터블 레이더 장치를 활용한다. 투구는 물론 타구 추적까지 모두에 활용하고 있다. 이 장치는 기존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도 설치된 것과 같아 데이터가 연동되는 장점이 있다. KIA 관계자는 “선수들이 전지훈련 기간 시즌 중 자신의 몸 상태가 얼마나 다른지를 시즌 중 측정된 데이터와 비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호주에서 랩소도를 활용하고 있는 두산은 일본 미야자키에서는 플라이트스코프 스트라이크를 활용해 두 장비를 비교하며 장점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두산이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포수 뒤에 설치한 랩소도 장비를 통해 투수의 투구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타자들을 위한 첨단장비도 없을 수 없다. 한화와 롯데는 블라스트모션을 도입해 타자들의 스윙 교정에 활용하고 있다. 롯데는 블라스트모션 장비를 배트 끝에 설치해 활용하기 시작했고, 한화의 경우 한 발 더 나아가 타자들의 배트 길이와 무게 등을 조사한 뒤 타자 전원에게 맞춤형 블라스트모션 배트를 제작해 지급했다. 한화 관계자는 “선수들에게 실전과 동일한 훈련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센서가 삽입된 배트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수집된 배트 스피드, 궤적 효율, 회전 가속도 등 스윙 데이터를 선수들이 개인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장비만 있다고 만사는 아니다. 수집된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활용하느냐도 중요하다. 각 구단도 이를 위해 전문가 육성에 한창이다. 롯데는 성민규 단장이 아예 구단 내에 ‘스포츠 사이언스팀’을 만들었다. 키움은 김창현 전력분석원을 ‘퀄리티컨트롤 코치’로 선임했다. NC의 경우 선수들이 첨단장비로 수집된 영상과 각종 데이터를 수시로 원활하게 활용하라며 태블릿PC 120대를 선수단 전원에게 지급하고 활용법 교육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한화 투수 장민재가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에서 스프링캠프에서 초고속 카메라와 랩소도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투구훈련을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첨단장비에 대한 선수들의 만족도도 높다. 한화 투수 장민재는 “변화구 그립과 공을 손에서 놓을 때의 동작 등도 매우 세밀하게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훈련 효율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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