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오스카 작품상 호명한 제인 폰다 ‘재활용 드레스’ 입은 이유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으로 영화 ‘기생충’을 호명한 배우 제인 폰다.로스엔젤레스=AFP뉴스1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 소식을 전한 미국의 전설적 여배우 제인 폰다(Jane Seymour Fonda·82)가 당시 입었던 와인 컬러의 고혹미 넘치는 드레스에 이목이 쏠리는 중이다. 

당일 제인 폰다는 붉은빛의 화려한 비즈 장식이 달린 시스루 디자인의 엘리 사브(Elie Saab) 드레스를 착용했다.

2014년 프랑스 칸 영화제에 참여한 제인 폰다(사진 왼쪽)와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여한 제인 폰다. AP=연합뉴스

특히 이 드레스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바로 2014년 5월 프랑스 칸 영화제 개막작이던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시사회에서도 그가 착용했던 드레스이기 때문.

보통 가장 화려한 드레스를 착용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여배우들 입장에서 재인 폰다가 같은 드레스를 입은 것은 그의 소신과 연결돼 있다.

지난해 10월12일 미국 워싱턴 D.C 의사당 건물 계단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 촉구를 주장하는 집회에 참여한 제인 폰다와 여러 시위자. ABC 뉴스 트위터(@ABC) 갈무리.

사회 활동가로도 활약 중인 제인 폰다는 최근까지 각종 환경운동 집회에 열렬하게 참여해왔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는 미국 워싱턴 D.C. 의회 앞에서 열렸던 기후 변화에 대한 정부 대응을 촉구하는 ‘금요일의 소방 훈련(Fire Drill Friday)’에 참여해왔다. 그는 의회 무단 점거로 인해 경찰에 여러 차례에 걸쳐 체포되기도 했다.

같은 해 11월 그는 할인된 값의 빨간 코트를 구매하며 “내가 살 마지막 옷. 우리는 정말 쇼핑을 계속할 필요가 없다. 우린 우리의 정체성을 위해서 쇼핑을 할 필요가 없어. 우린 진심으로 쇼핑이 더는 필요하지 않아. 난 더 이상의 옷을 사지 않을 거야”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 10일(한국시간)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제인 폰다는 6년 전 입었던 붉은 드레스를 다시 입고 자신의 마지막 옷이 될 것이라고 자임한 붉은 코트를 어깨 위에 걸치고 나온 것.

제인 폰다는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자신의 아카데미 시상식 쥬얼리가 공정무역거래 기업 포멜라토의 것 임을 알렸다. 제인폰다 트위터(@Janefonda) 갈무리

그는 자신의 쥬얼리도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생산된 다이아몬드를 이용한 공정무역 기업 포멜라토 브랜드의 제품을 착용해 더욱 관심을 모았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패션 전문지 W매거진은 “제인 폰다가 입은 드레스는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고, 역사적으로도 적절한 의미를 담고 있다”라며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받은 영화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건 1955년 미국 영화 ‘마티’이후 한국의 ‘기생충’이 두 번째. 제인 폰다가 여기에 걸맞게 칸 영하제와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발표 때와 같은 옷을 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제인 폰다는 70년대와 80년대를 대표하는 할리우드 원로 여배우다. 1964년에 데뷔했으며 1971년 ‘클루트’에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1978년 반전 영화 ‘귀향’으로 두 번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