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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인사 환영’ 변협 성명에 회원들 ‘반발’… 쪼개진 법조계·정치권

입력 : 2020-01-23 18:05:28 수정 : 2020-01-23 18: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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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23일 검찰 중간 간부인 고검검사급(차·부장) 검사 인사를 단행해 ‘청와대 관련 수사’를 담당했던 차장검사를 전원 교체한 가운데,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이번 인사를 두고 설왕설래가 벌어지고 있다. 당장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번 인사 직후 “검찰 인사를 환영한다”는 성명을 낸 뒤 일부 회원들의 비판을 받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단행하며 ‘청와대 관련 수사‘를 담당했던 차장검사를 전원 교체했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담당했던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평택지청장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비리 의혹 수사를 이끈 송경호 3차장은 여주지청장으로 발령이 났다. 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한 홍승욱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는 천안지청장으로, 우리들병원 대출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신자용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부산동부지청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변협 “환영한다” 성명 낸 뒤 일부 회원들에 ‘뭇매’

 

변협은 이날 검찰 인사 약 5시간 뒤 환영 성명을 냈다. 변협은 성명을 통해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변협이 우수 검사라고 평가한) 결과를 대폭 반영한 인사를 환영한다”며 “이번 검찰 인사를 지지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인권 보장과 변론권 확대를 위해 마련된 객관적·합리적 검사 평가가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 이번 검찰 인사를 환영하는 것을 잘못됐다는 반발이 나왔다. 이날 성명은 변협이 2018년 ‘우수 검사’로 선정한 인물들이 중용된 것에 대한 입장이라고 하지만 이번 인사가 청와대를 향한 수사를 무마시키려는 의도란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환영 입장을 드러낸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대표변호사는 이날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전무후무한 법치주의의 후퇴를 야기한 이번 인사에 대해 많은 법조인들이 우려와 비판을 내놓고 있음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이런 보도자료를 낸 것은 변협이 회원들의 기구가 아닌 정권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변협이 자존심도, 권위도, 회원들을 위한 생각도 모두 버렸고 이찬희 회장에게도 크게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변호사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변협이 회원들 의사를 취합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환영 성명을 낸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 전 변협 회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 중간 간부 인사도 매우 부적절하다”며 “인사권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회장 등 '대한민국 법치주의 후퇴를 우려하는 변호사' 소속 변호사 130명은 지난 8일 단행된 검찰 간부급 이사를 두고 “권력형 비리를 수사하는 검찰 간부들이 대부분 교체된 것은 수사 방해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다음 정권에서도 권력형 비리 수사를 무마시킬 수 있는 최악의 선례가 만들어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왼쪽), 박용찬 자유한국당 대변인

◆정치권 “공정한 인사” vs “보복 인사” 갈등

 

정치권도 반으로 갈렸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이번 검찰 인사는 공정한 인사”라며 “우수한 검사들에게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8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이어 이번 후속 인사는 특정 부서, 특정 인물 중심의 인사 관행을 탈피했다”며 “민생과 직결된 업무에 매진해 온 검사들을 우대한다는 인사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 관련 수사를 진행해온 수사팀들이 대폭 교체됐다는 비판에 대해선 “부장검사와 부부장검사 등 수사 담당자를 대부분 유임시켜 기우로 끝나게 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박용찬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번 인사를 ‘2차 대학살’로 규정하며 “알량한 자신들의 권력 좀 연장해 보겠다고, 비리 백화점의 온상인 조국과 불법을 저지른 친문들을 살리겠다고, 대한민국의 사법 근간을 뿌리째 뽑아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을 권력의 충견으로 만든다고 문재인 정권의 범죄가 아예 사라지는가. 검찰 요직에 자기편을 심는다고 국민들까지 정권 편에 서서 귀를 막고 눈을 가릴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성토했다.

 

새로운보수당은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과 오신환 공동대표 등을 포함한 국회의원 전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 보복 인사를 즉각 철회하고 추 장관을 즉각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은 지금 자신들이 저지른 비위를 덮는 수단으로 검찰개혁을 변질시키고 법치질서를 뒤흔들고 있을 뿐”이라며 “문 대통령이 제 식구 감싸기를 위해 끝내 검찰농단을 멈추지 않는다면 새로운보수당은 국민과 함께 끝장 투쟁에 돌입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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