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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미국산 원유 수입국 2위로 급부상

입력 : 2019-12-10 19:27:00 수정 : 2019-12-10 19: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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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829만배럴 수입… 캐나다 다음 많아 / 美 ‘셰일오일’덕에 하루 산유량 세계 1위 / 2017년부터 단가 하락… 업계 수입량 확대 / 가격 변동 등 변수 많아 100% 단기계약

미국이 ‘셰일 혁명’에 힘입어 에너지 패권을 움켜쥔 가운데, 우리나라가 미국산 원유 수입국 2위로 급부상했다. 정치적 고려보다는 업계 중심의 실리에 따른 흐름으로, 생산량 및 가격 변동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10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미국산 원유(크루드 오일) 수입량은 지난해 8829만6000배럴로 캐나다(1억6077만8000배럴)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지며 이미 9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많은 1억1685만6000배럴을 사들였다.

과거 미국은 석유 부족으로 인해 대내적으로는 알래스카와 연안 지역의 채굴을 금지하고, 대외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지역의 질서 유지에 막대한 노력을 투입했다. 그러나 2010년대 초 셰일오일이 솟아나며 상황이 달라졌다. 막대한 투자금이 밀려들면서 채굴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미국의 하루 산유량은 지난해 1000만배럴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에는 1200만배럴을 넘어섰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하루 산유량 기준으로 과거 1위 사우디아라비아와 2위 러시아를 제치고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1990년대를 제외하고 미국산 원유 수입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우리나라에 2014년부터 미국산 원유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즈음만 하더라도 아직 중동산 원유보다 가격경쟁력이 낮았던 탓에 수입량 자체가 많지는 않았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 등 국제무대에서 전방위적으로 압력을 행사하며 원유 수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이러한 정세를 인식한 정부가 정유업계에 미국산 원유 도입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에너지 업계 중 유일하게 민영화가 이뤄진 정유업계에서 수익을 무시한 채 마냥 사들일 수는 없었다. 2017년 중반이 넘어가면서 미국산 원유의 단가가 지속 하락하기 시작하며 국내 업계도 자연스럽게 수입량을 확대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8월부터 월 수입량이 1000만배럴을 넘어섰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에서 미국산의 비중도 30% 정도로 높아졌다.

미국산 원유 도입이 급증하고는 있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안정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동산 원유의 경우 연 단위의 장기계약이 60% 정도를 차지하는 데 반해 미국산 원유 계약은 가격 변동 등 변수가 많다 보니 100% 단기계약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유가 하락이 겹치면서 정유업계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이익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며 “미국산 원유의 단가가 높아진다면 중동이나 미국 외에 다른 지역의 원유를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도 예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셋째 주에는 정유마진(싱가포르 복합정제 마진)이 2001년 6월 이후 960주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정유업계 수익성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지표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만큼 석유제품을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황까지 닥쳤던 셈이다.

최근 미국의 석유 매장량이 부풀려졌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미국산 원유에 대한 투자 및 채굴이 줄어드는 움직임도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막대한 생산으로 인해 공급보다 수요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당분간 국제 유가가 올라갈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국내 정유업계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 시장의 흐름을 주시하며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IMO(국제해사기구) 2020 시행으로 저유황 선박유 도입 확대에 대응하는 등 수익 확대를 위한 국내 업계의 다양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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