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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제왕’ 사라지고 블록체인 시대 온다

입력 : 2019-12-07 03:30:00 수정 : 2019-12-06 20: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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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시대 종말 ‘IT혁명’ 예측 미래학자 / 빅데이터 기반 구글 시대의 종말 예고 / 정보검색 공짜·보안 취약 치명적 약점 / ‘보안성’ 중시 ‘크립토코즘’ 시대 도래 / 새 네트워크, 블록체인 등 신기술 주도 / 암호화 통해 분권화된 세상 곧 다가와
조지 길더/이경식/청림출판/2만원

조지 길더 구글의 종말 - 빅데이터에서 블록체인으로 실리콘밸리의 충격적 미래/조지 길더/이경식/청림출판/2만원

 

IT 혁명을 예측해 명성을 얻은 미국의 저명 미래학자 조지 길더(George Gilder·79)의 저서다. 스티브 잡스가 동료들에게 추천한 책 ‘텔레비전 이후의 삶’의 저자이다. 저자는 이미 TV 시대의 종말과 네트워크 시대의 개막을 예언했다. 그는 또 예언한다.

“중앙화된 인터넷은 결국 블록체인으로 대표되는 탈중앙화 인터넷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 연장선에서 조만간 검색의 제왕, 구글의 시대도 끝날 것이다.”

이어 실리콘밸리도 머지않아 해체 운명을 맞이한다고 했다. 지금의 블록체인과 가상화폐에 대한 온갖 악플과 나쁜 이미지는 초연결시대 구글이 깔아놓은 공짜에 온 세상이 젖어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를 불법으로 규정한 고위 정부 관료는 물론이고, 잘 나가는 금융인들조차 무식하다는 소리를 곧 듣게 될 것이다. 가상화폐를 찬양하는 소리가 아니다. 이 책에서 설명한 구글 구조, 특히 지금 인터넷 시스템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수긍할 것이다.

구글이 채택한 기본 원칙은 공짜이다. 결국에는 이것이 가장 구글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무시하고 있다. 10년 뒤에도 구글은 여전히 중요한 기업으로 남을 것이다. 검색은 소중한 서비스고, 구글은 계속 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구글의 이 은밀한 세상 체계는 결국 사라질 것이다. 공짜에 내재된 치명적 약점은 보안에 있다. 지금의 보안성 부족은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구글 이외의 모든 기업이나 사업 모델이 고민하고 있는 보편적이고 두드러진 위협이다. 거대한 빅데이터 제국이 가져다주는 인터넷 초연결 세상은, 인공지능이란 기계의 전능함과 환상을 심어주었다. 대신 실리콘밸리는 보안성과 관련된 많은 것을 포기해버렸다. 그 모든 비밀번호와 개인정보를 보호해주리라고 생각했던 인터넷 방화벽은 조만간 무력화될 것이다. 방화벽이란 게 사실 속내를 들여다보면 형편없이 취약하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보안성의 위기는 현재의 컴퓨터 및 네트워크 구조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예를 들어 내 재산과 정보를 지키는 보안성이 사라진다면 경제활동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늘날의 세계화는 내 재산권이 타국에서 지켜질 수 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저자는 “크립토코즘이 보안 문제와 입증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면, 갑자기 닥칠 수 있는 헤지펀드 등 금융 사기의 돌풍에 대비한 적절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차 보안성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수천 명의 엔지니어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곧 새로운 네트워크가 탄생할 것이다. 이 새로운 네트워크의 개념에도 ‘보안’이 중심이다. 바로 크립토코즘(cryptocosm)이다. 암호라는 뜻의 ‘crypto’와 우주라는 뜻의 ‘cosm’을 합친 것으로, 암호화를 통해 분권화된 세상을 일컫는 말이다.

구글과 구글 세상은 현재 모습을 잘못된 시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구글은 스스로 위기를 향해 가고 있다. 이 위기는 분산형 구조의 P2P 혁명, 즉 블록체인과 암호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환경에서 비롯된다. 구글의 보안 관련 약점과 인공지능 관련 환상들은 크립토코즘 기술로 무장한 이 새로운 네트워크에 밀려 살아남을 것 같지 않다.

구글 대신 새로운 시스템이 생기면 세계는 어떻게 바뀔까? 인간의 정보는 정부기관이나 기업의 지배에서 벗어나 개인에게 속하게 될 것이다. 계층구조에 의한 권력 집중을 막을 수 있고, 자신의 정보를 스스로 관리할 것이다. 사람들은 이미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를 얻는 수단으로 개인 간 거래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크립토코즘은 암호화폐들이 유통될 수 있게 함으로써 ‘모든 걸 종합하고 광고하는’ 구글 체계를 무너뜨릴 것이다. 보안 문제와 출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암호화폐들은 조만간 일반화될 것이다.

저자는 “지금 실리콘밸리는 신경쇠약으로 고통받고 있다. 기업들은 구글 이후를 준비하라”고 했다. 책에서 저자는 크립토코즘의 10가지 법칙 중 4개를 골라 소개한다. “보안 우선주의(개인의 정체성, 그의 기기 및 재산권의 안전을 뜻한다), 중앙집중화는 안전하지 않다(중앙집중화는 도둑들에게 가장 가치 있는 디지털 자산이 무엇이며 그것이 있는 장소를 알려준다), 안전 불감주의(안전과 보안은 아무 상관이 없다. 보안은 기능적인 체계의 자산이다), 공짜는 없다(자본주의는 기업이 고객에게 도움을 주고 일의 대가로 돈을 받는다. 대가를 없애면 기업은 고객을 소중히 여기지 않게 된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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