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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퍼 “주한미군 철수 예측 않을 것”… 방위비 압박 선 넘은 美

입력 : 2019-11-20 18:59:20 수정 : 2019-11-20 22: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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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협상 파행후 감축 시사 파장 / 比 방문 중 회견… 연계 가능성 언급 / 15일 방한땐 “현수준 유지” 온도차 / 협상서 우위 노린 ‘지렛대’로 관측 / 엥걸 위원장 “동맹 해칠 가능성” / 美전문가 “3~4%가 합리적 인상률”

필리핀을 방문 중인 마크 에스퍼(사진) 미국 국방장관은 19일(현지시간)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해 “예측하거나 추측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지금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주한미군 철수에 선을 그었던 입장과 달리, 다소 모호한 입장으로 변한 것이다. 미국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방위비와 주한미군 주둔을 연계할 여지를 열어놓고 한국을 압박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방위비 분담금을 과도하게 인상하기 위해 ‘레드라인’(주한미군 감소 또는 철수)을 넘어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행위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필리핀을 방문 중인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19일 마닐라에서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과 함께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에스퍼 장관은 이날 필리핀 국방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내가 며칠 전 공개적으로 말했듯이 한국은 부유한 나라”라며 “그들은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고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협상팀이 서울에서 진행된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이틀째에 협상장을 박차고 나간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에스퍼 장관이 공개 압박을 이어간 것이다.

 

그는 ‘주한미군 철수를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우리가 할지도, 하지 않을지도 모를 것에 대해 예측하거나 추측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에스퍼 장관의 이날 발언은 주한미군 감축·철수 카드를 방위비 협상의 지렛대로 꺼내들 수 있다는 얘기로 읽힌다. 그가 지난 15일 방한 당시 ‘주한미군 현수준 유지’ 입장을 재확인한 것과 온도차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미 의회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과도한 동맹국 방위비 인상을 비판했다.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은 미국이 한국에 약 50억달러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사실이라면 한·미동맹을 해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면서 “미국의 이런 요구는 매우 어리석은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전했다. 그는 의회 차원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한 성명을 발표할 수 있다면서 “(내가) 무엇인가 해야 할 것 같은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군사 전문가들은 방위비 분담금 3차 협상 결렬과 관련해 합리적인 증액 규모를 강조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의 적정 액수와 관련해 “한국에 운영유지비의 절반을 요구해왔고, 한국은 과거 이보다 조금 덜 냈지만 이에 상응하는 수준을 내왔다”면서 “합리적인 증액 규모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한 3∼4% 이상의 인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이상의 요구를 한국이 수용하기 어렵다면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이 합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압박받을 때 주로 장비 구입을 포기해왔다면서 미국이 제공하는 시스템 중 포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미연합사령관 참모 출신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미국이 기존 협정 원칙에서 벗어나는 요구를 할 경우 한국 국회는 비준동의를 거부할 것”이라며 “새 합의는 반드시 한국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세했다.

 

버나드 샴포 전 주한 미 8군사령관은 “미국의 50억달러 요구는 과다하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기존의 다른 합의들과 형평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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