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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필리핀 기간산업 확충… 한국 선진기술 적극 참여 필요 [2019 세계아세안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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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1-20 18:53:46 수정 : 2019-11-20 22: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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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경제협력 방안은 / 태국, 동남아 심장부 위치 ‘강점’ / 동부지역 공단건설 등 집중 개발 / 필리핀은 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 한국과 아세안 통화 단일화 등 / 경제블록 강화 통해 美·中 견제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된 ‘2019 세계아세안포럼’에서 나릿 태국 투자청 부청장(왼쪽)과 데일 카브레라 필리핀 대통령실 전 차관이 ‘한-아세안 협력강화를 위한 모색’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나릿 터엇사티라숙디 태국 투자청 부청장과 데일 카브레라 전 필리핀 대통령실 차관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된 ‘2019 세계아세안포럼’에서 모두 태국과 필리핀의 풍부한 잠재력을 소개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또 이들은 세계 5위 규모의 거대경제권인 아세안 국가들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2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19 세계아세안포럼'에서 나릿 태국 투자청 부청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나릿 태국 투자청 부청장, “관광지로 알려졌지만 비즈니스에도 좋은 곳”

 

“그동안 주요 관광지로 알려져 왔지만 태국은 비즈니스에도 좋은 곳입니다.”

 

문기봉 아세안비즈니스컨설팅센터 대표가 진행한 오전 토론에서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나릿 부청장은 아세안 국가 중 태국의 잠재력이 높다며 투자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그는 “수십 년 전부터 삼성, LG, 포스코, 한화 등이 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태국의 장점을 소개했다.

 

우선 그는 태국의 지리적 위치를 강점으로 들었다. “동남아 심장부에 있어 다른 (아세안 국가) 시장으로의 진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세안 국가를 관통하는 메콩강도 태국을 관통한다. 나릿 부청장은 “태국은 ‘사업하기 편한 국가’ 순위가 2017년 42위에서 올해 21위로 오를 정도로 사업환경이 좋다”면서 “사업 여는 데 한 달 가깝게 걸리던 것을 일주일 안으로 줄이는 규제 완화를 추진 중이고 10년간 법인세도 감면된다”고 밝혔다.

 

나릿 부청장은 최근 들어 태국 정부가 동부 지역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도 투자 요인으로 들었다. ‘동부 프로젝트’를 통해 석유화학·자동차제조·전기업체 등이 자리 잡는 공단을 만드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철도 및 공항 건설 등 교통망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경제구역 10개 지역을 개발하는 과정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면 투자청을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나릿 부청장은 마지막으로 태국 정부가 신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바이오, 나노, 첨단재료, 디지털 기술 개발에서의 한국 투자를 요청했다. 그는 “한국은 이 분야의 기술 선진국이고 선도적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참여 기회가 상당히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19 세계아세안포럼'에서 데일 카브레라 필리핀 대통령실 전 차관이 한-아세안 공동번영을 위한 협력방안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카브레라 전 차관, “한국인은 필리핀에서 미래인처럼 행동 가능”

 

카브레라 전 차관은 아세안 국가보다 먼저 ‘경제성장 계단’을 거쳐 간 한국 내 경험은 아세안 진출 시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로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40∼50년 전 한국의 상황을 생각하면서 아세안 진출 전략을 세울 수 있다”며 “필리핀에 오면 미래에서 온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필리핀과 한국 간의 오래된 관계를 거론하면서 한국 기업의 필리핀 투자를 요청했다. 카브레라 전 차관은 “필리핀은 아세안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과 수교를 맺었고, 1950년 한국전쟁 때 파병했다”면서 양국의 인연을 소개한 뒤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필리핀 정부와 협약을 맺고 기술 자문에 나선 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필리핀의 5대 교역대상국 중 하나다.

 

카브레라 전 차관은 필리핀 정부가 사업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필리핀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사업자 등록 완화 등 기업 운영을 용이하게 해 줄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을 진행하고 있다. (법률에는) 부정부패 엄단 등도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폐기물처리와 같은 재생에너지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필리핀의 주요 도전과제 중 하나는 지방정부의 유기적 폐기물처리를 계획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이라며 “고체 폐기물 시설 설립에 한국이 도움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필리핀 휴대전화 가입 숫자가 1억4000만명으로 전체 인구(1억600만)보다 많은 점도 강조하며 IT산업에 한국 기업이 진출해주길 원했다. 카브레라 전 차관은 2007년 발효된 한·아세안 FTA(자유무역협정)는 구체적이지 않은 협정인 만큼 한국과 개별적으로 양자 FTA를 체결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한·필리핀 FTA가 체결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아세안 외국 직접투자 증가… “엄청난 기회 될 것”

 

아세안 지역은 6억5000만명에 달하는 세계 3위의 인구와 풍부한 천연자원 등을 바탕으로 연 5%대의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나릿 부청장과 카브레라 전 차관 모두 최근 들어 아세안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아세안이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릿 부청장은 “글로벌 전체 FDI 중 아세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5.8%에서 지난해 11.5%로 상승했다”며 “제조업 분야의 증가가 두드러져 2016년 220억달러이던 FDI 투자금액이 2018년에는 550억달러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최근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 중국 내 인건비 상승 등의 효과로 중국 업체들이 아세안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나릿 부청장은 최근 타결된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 대해 “아세안뿐 아니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이 참여해 세계 경제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무역블록이 된다”며 “한국 투자자에게도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세안 국가별로 사업이나 문화적 특징이 모두 다른 만큼 한국의 ‘신남방정책’이 성공하려면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민·관이 협력해 팀을 만들어 국가별 비즈니스 문화를 연구하는 등 국가별 전략을 별도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카브레라 전 차관은 한국과 아세안의 통화를 단일화하는 등 경제블록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형 경제대국인 중국과 미국을 견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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