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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법 쓰더라도 2050년 여름엔 '북극 얼음'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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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1-16 06:00:00 수정 : 2019-11-15 17:4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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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아무리 급격하게 온실가스를 줄이더라도 2050년 전후로 여름철 북극에는 바다얼음(해빙)이 모두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가 너무 많아서다. 이번 세기 말 북극의 기온은 적어도 6.1도, 최악의 경우 13.1도나 더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연구과장은 15일 기상청과 국회 기후변화포럼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평가보고서 전망’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런 내용은 오는 2021년 발간될 IPCC 6차 평가보고서에 반영될 예정이다.

 

6차 평가보고서는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적응 노력, 온실가스 농도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한 다음 각각의 경우 기온과 강수량 변화 등을 예측한다.

 

지난달 북극 해빙 분포(흰 부분). 평소(분홍색 선)에 비해 크게 줄어 역대 10월 최소 면적을 기록했다. 미국 빙설데이터센터(NSIDC)

그런데 친환경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고, 사회경제가 저탄소 발전을 하게 되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SSP1-2.6)에서 조차 북극은 금세기 중반(2041∼2060)이 되면 여름철 해빙이 완전히 녹아 바닷물만 넘실거리는 곳이 될 전망이다.

 

당장 지난 10월 중·하순만 해도 북극 해빙 면적은 역대 가장 얼음이 많이 녹은 2012년보다도 작았다.

 

이번 세기 말 북극의 온도 상승폭은 이상적인 시나리오에서도 6.1도로 예측됐다. 화석연료에 의존해 성장하는 최악의 시나리오(SSP5-8.5)에서 상승폭은 무려 13.1도나 된다. 이 시나리오는 현재 사회구조와 가장 유사한 경우다.

 

북극 기온 상승은 육지의 2배, 남극의 2∼3배에 달한다.

 

온실가스 저감정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왼쪽)와 지금과 같은 탄소 중심 발전이 지속되는 최악의 상황(오른쪽)에서 21세기 말 지역별 기온 상승 폭. 국립기상과학원 제공

변 과장은 “북극은 주변이 대륙으로 둘러싸인데다 북극 얼음이 녹으면서 공기 중으로 수증기가 공급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육지는 바다보다 빨리 달궈져 북극 주변은 다른 곳보다 온실효과가 크다. 주위가 바다인 남극보다 더 빨리 녹는 이유다. 게다가 북극 해빙이 녹아 바다 면적이 넓어지면 공기 중으로 공급되는 수증기 양이 많아진다. 그 결과 구름도 더 많이 생기는데, 구름은 지구 온도를 높이는 솜이불 같은 역할을 한다. 이런 탓에 북극은 지구상 다른 어느 곳 보다도 심각한 온난화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남극은 금세기 말 기온 상승폭이 1.8∼5.6도로 예상된다. 북극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그럼에도 지금 사회경제구조와 비슷한 SSP5-8.5 시나리오에서 2081년 이후 남반구 여름철(2월) 해빙이 거의 사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전지구 평균 기온은 1.9∼5.2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2013∼2014년 발간된 IPCC 5차 평가보고서는 1.3∼4.0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5차 보고서와 6차 보고서는 기준 연도가 달라 두 전망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6차 보고서가 더 최근 시기를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전망이 5차 때보다 더 비관적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13일 독일 베를린의 한 건물 앞에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의 철자 ‘m’을 ‘n’으로 바꿔 ‘지구 경보(global warning)’라 적힌 간판이 세워져있다. 베를린=AFP연합뉴스

‘짧아진 미래, 길어진 여름’으로 주제 발표를 한 최영은 건국대 교수(지리학)는 별 다른 노력이 없을 경우 이번 세기 말 우리나라 면적 절반이 아열대로 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라도와 경상도, 충남 거의 대부분 지역과 서울·경기 일부도 포함된다.

 

이어 지금과 같은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면 2071년 이후 부산과 제주에서는 겨울이 사라질 것으로 봤다. 

 

최 교수는 “겨울 없이 봄과 가을이 합쳐져 여름-봄(가을)-여름-봄(가을)만 이어겠고, 특히 제주는 강력한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있더라도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박현정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부소장은 응답자의 62%가 30년 뒤 우리나라 사계절의 변화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는 설문 결과를 전하며 “기후위기는 미래가 아닌 현재 대응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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