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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손이 두 개인 이유가 하나는 자신을 돕기 위해서, 또 하나는 다른 이를 돕기 위해서임을 알게 되리라.” 영화 ‘로마의 휴일’로 유명한 여배우 오드리 헵번이 자식들에게 유언처럼 들려주었던 샘 레벤슨의 시 구절이다.

자식들이 나눔과 봉사의 삶을 살기를 바라는 모정이 녹아 있다. 외모 못지않게 마음과 행동이 아름다워 존경을 받은 헵번. 1988년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친선대사가 된 그는 굶주림과 병으로 죽어가는 지구촌 어린이들에게 구호의 손길을 내밀었다. 소말리아, 수단, 에티오피아, 방글라데시 등 50여개국의 빈민촌과 난민촌을 찾았다. 연봉 1달러에 교통비와 숙박비 외에는 사무실조차 제공받지 못한 친선대사 활동이었지만 열과 성을 다했다. 직장암으로 죽음을 3개월 앞둔 1992년 9월에도 소말리아를 방문해 “이곳 아이들의 굶주림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헌신적인 봉사는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고 구호활동 동참으로 이어졌다. 헵번이야말로 팬들의 사랑을 제대로 돌려줄 줄 아는 ‘진짜 스타’였다.

영화 ‘툼 레이더’에서 열연한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2001년부터 유엔난민기구(UNHCR) 특별대사로 활동하며 분쟁지역 난민 구호와 전쟁 성폭력 근절 등 인권운동에 힘을 쏟고 있다. 30여개국 난민 캠프를 방문해 국제원조를 받도록 도왔다. 수입의 3분의 1을 자선기금으로 내놓는 그는 2015년 ‘유고브’ 여론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여성’ 1위로 뽑혔다. 친자식 3명이 있지만 아이 3명을 해외에서 입양해 키우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하고 있다.

2010년 명보극장을 비롯해 500억원대 재산을 사회에 기부해 화제를 모았던 원로배우 신영균(91)이 남은 재산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산군’, ‘빨간 마후라’ 등의 주연으로 일세를 풍미했던 그는 “영화계 지원과 후배 육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 했다. “그저 남은 거 다 베풀고 가면서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어요. 나중에 내 관 속에는 성경책 하나 함께 묻어 주면 됩니다.” 존경심을 자아내는 원로배우의 아름다운 삶이다.

김환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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