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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지속 가능한 발전 위해서는 차별화가 관건”

입력 : 2019-11-12 21:02:07 수정 : 2019-11-12 21: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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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FF ‘21세기 국제영화제 회고·전망’ 포럼 / “관객들 영화제 오고 싶게 하려면 / 상영작에 어떤 특별함이 있어야” / “영화 감상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 축제의 장이란 역할 여전히 유효” / “영화제는 일상에서 벗어날 기회 / 실험 영화·새로운 영화 발굴해야”
지난 9일 강원 강릉시 명주예술마당에서 열린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GIFF)의 ‘20+80: 21세기 국제영화제의 회고와 전망’ 포럼 모습. 김동호 GIFF 조직위원장(왼쪽에서 일곱번째)을 비롯해 러시아·마카오·말레이시아·미국·인도네시아·일본·콜롬비아·프랑스·홍콩의 영화제 관계자 13명이 한자리에 모여 열띤 논의를 벌였다. 사진 맨 오른쪽은 사회를 맡은 김홍준 GIFF 예술감독. 강릉국제영화제(GIFF) 제공

‘1170개.’

12일 현재 영화진흥위원회의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등록된 전 세계 영화제 수다. 국내 영화제는 171개, 이 중 해외에서 참가하는 국제영화제는 46개다. 매년 영화제가 명멸하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으로 영화산업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에 강원 강릉시에서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9일 제1회 강릉국제영화제(GIFF)에서는 GIFF를 비롯한 각국의 영화제 관계자 13명이 한자리에 모여 ‘20+80: 21세기 국제영화제의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열띤 논의를 벌였다.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80년을 준비한다는 취지였다.

김홍준 GIFF 예술감독의 사회로 명주예술마당에서 열린 이날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다양한 영화를 함께 감상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축제의 장이란 영화제 역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41회를 맞은 러시아 모스크바국제영화제의 키릴 라즐로고프 집행위원장은 “영화제는 영화 축제, 일상에서 벗어날 기회”라며 “각자 맞는 방식을 추구하되 실험 영화, 새로운 영화를 발굴해 소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무엘 하미에르 뉴욕아시아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자체가 축제란 뜻인데 영화제가 축제가 되지 않는다면 존재 의미가 없다”며 “관객 수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 영화제가 항상 성장하는 건 아닌데 성장에 너무 집착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하미에르 위원장은 이어 “사라진 영화제가 많은데 유명 인사만 초청한다거나 화려함에 집중하다 사라졌을 수 있다”면서 “영화제의 목표와 정체성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77년 출범해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홍콩국제영화제의 윌프레드 웡 조직위원장은 “출범 당시 목표는 관객들에게 영화 관람 교육을 하는 것이었는데, 이제 세계화가 진행됐고 시대가 달라졌다”면서도 “훌륭한 고전 영화를 복원하고 소개해 영원히 지속되게 하고 젊은 세대에 영화 감상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교육을 강조했다.

영화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차별화가 관건이다. 웡 조직위원장은 “관객들이 영화제에 오고 싶게 하려면 상영작에 어떤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해외 게스트나 관객이 많이 찾고 지역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히사마쓰 다케오 도쿄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1997년 10회 때) 영화 ‘타이타닉’을 개막작으로 상영하는 등 20년 전만 해도 미국 할리우드의 많은 영화 제작자와 배우가 왔는데, 할리우드에 더 이상 의존할 수 없게 됐다”면서 “차별점을 갖고 포지셔닝을 하는 게 중요하고, 도쿄영화제는 아시아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다른 영화제와) 차별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59회를 맞은 카르타헤나콜롬비아국제영화제의 필리페 알주르 예술감독은 “감독이나 영화에 대한 취향이 비슷해지는 등 영화제 관련 표준화가 일어날 거라 생각한다”면서 “영화제가 생존하려면 지역성, 지역 문화 디엔에이(DNA)를 보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알주르 예술감독은 이어 “콜롬비아는 다민족 국가라 소수 민족에 대한 작품도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다”며 “외딴곳, 사막이나 정글을 찾아가면서 영화제를 1년 내내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동호 GIFF 조직위원장은 “그간 세계 100여개 국제영화제를 방문했는데 영화제 미래를 논할 수 있는 장이 부족하다고 항상 생각했다”면서 “포럼을 정례화해 서로의 경험을 계속 공유했으면 좋겠고, 내년에도 강릉에 와주시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강릉=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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