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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악재속 트럼프, ‘시리아 철군’ 우려 잠재우기

입력 : 2019-10-27 19:56:32 수정 : 2019-10-27 21: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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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IS수괴 제거작전 감행’ 왜 / 미군 철수 틈타 IS 재건 불안감 / 러, 중재자 자처 중동내 입지 넓혀 / ‘동맹’ 쿠르드족 배신 美서도 비난 / 알바그다디 타깃 위기 돌파구로 / ‘우크라 의혹’ 탄핵 위기 모면도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지난 4월29일(현지시간) IS의 선전매체 알푸르칸이 공개한 동영상에 나와 ‘복수’를 다짐하는 모습. 그는 당시 5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함을 과시했으나, 6개월 후인 26일 미군 특수작전부대가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에서 벌인 습격작전 과정에서 사망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국 정부가 26일(현지시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 대한 군사작전을 전격적으로 감행한 것은 탄핵 등 대내외 악재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꺼낸 ‘비장의 카드’로 보인다.

 

우선 시리아 동북부 지역 내 미군 철수에 따른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평가다. 현재 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시리아 동북부 지역에 주둔해 있던 미군의 철수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 미군을 데려와야 할 때라며 철군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미군 철수 결정으로 IS 재건 우려가 일었다. 미군 철수에 이어 터키가 자국 안보에 위협하는 쿠르드족에 대한 군사작전을 개시하자 이 혼란을 틈타 IS가 다시 활개를 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러시아가 미국의 공백을 메우며 중동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도 국제사회에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그는 미국의 ‘세계경찰’ 역할에 선을 긋는 한편 고립주의·불개입주의를 거듭 천명해 동맹을 축으로 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IS 퇴치 이후 ‘동맹’ 쿠르드족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동맹보다 돈과 국익을 우선하는 ‘자국 우선주의’도 비판대에 올랐다. 시리아 동북부 주둔 미군에 대해서는 철수 결정을 내리면서도 동부 유전지대에는 병력 강화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리며 시리아 내 유전에 대한 야욕을 드러냈다는 눈총을 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한 당국자는 미 국방부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유전지대에 관심을 두고 있어 전면 철수 고집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

내부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해 하원의 탄핵 조사에 직면해 있는 점도 이번 군사작전 감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여권이 측근들의 실언과 비공개 청문회에서 나오는 불리한 증언으로 궁지에 몰리자 분위기 반전을 위한 포석으로 이번 작전을 수행했다는 관측이다. 이날 한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의혹을 둘러싼 탄핵 조사와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후폭풍으로 정치적 곤경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미군 작전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트위터에 “무언가 대단히 큰 일이 방금 일어났다”는 글을 남겨 궁금증을 자아냈다. 트윗이 올라온 지 1시간쯤 뒤에는 호건 기들리 백악관 부대변인이 “대통령이 내일 오전 9시(한국시간 27일 오후 10시) 중대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이번 성명이 외교정책과 관련이 있다며 백악관 내 외교접견실에서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27일 AFP통신 등 외신은 미군의 시리아 이들리브 지역 공습으로 알바그다디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국영방송은 같은 날 알바그다디의 시리아 내 은신처에 대한 미군의 공격 장면이면서 야간 또는 이른 새벽 폭음과 섬광이 번쩍이는 화면, 낮에 현지 주민으로 보이는 이들이 움푹 파인 자갈밭과 피가 뭍은 옷가지를 살펴보는 모습 등을 방영했다.

 

이번 작전의 대상이 된 IS 수괴 알바그다디는 2014년 6월 이라크 모술에서 IS 수립을 선포한 인물이다. 이라크 정부의 공식자료에 따르면 알바그다디는 1971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30㎞ 떨어진 사마라에서 태어났다. 그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계기로 무장조직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010년 알카에다 이라크지부를 장악한 뒤 ‘이라크 이슬람국가’(ISI)로 독립시켰으며, 세력을 더욱 확장해 2014년 칼리프가 다스리는 국가를 참칭했다. 그는 ‘신비주의’ 전략으로 존재감과 선전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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