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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워싱턴서 시민 10명 저격살인한 보이드 말보 석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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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0-14 13:43:20 수정 : 2019-10-14 13: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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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원 16일 구두변론 열어
2002년 워싱턴 일대에서 무고한 시민 10명을 저격 살해한 리 보이드 말보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이 2002년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버지니아주 일대에서 22일간 10명을 저격해 살해한 리 보이드 말보(34)에 대한 구두변론을 열기로 하면서 17년 전 워싱턴 일대를 공포에 몰아넣은 ‘D.C 스나이퍼’가 교도소를 벗어나 다시 세상 빛을 보게 될지 주목된다.

 

워싱턴 인근 지역에서 무차별 저격살인을 저질러 ‘벨트웨이(워싱턴 순환도로) 스나이퍼’로도 불리는 말보는 지난 2002년 10월 24일 전직 군인인 양아버지 존 앨런 무하마드와 함께 반테러법 위반 용의자로 체포됐다.

 

13일 미 의회와 미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02년 10월2일 메릴랜드주 휘튼에서 주차장을 지나던 남성을 저격해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10월22일 메릴랜드주 아스펜에서 운전기사를 저격살해할 때까지 13명의 무고한 시민을 흰 색 밴에서 저격해 10명을 살해했다.

 

범행장소는 워싱턴 교외의 인적이 드문 주유소나 주차장이었고, 영화 속 저격수를 연상시키듯 단 한 발의 총탄으로 시민을 겨냥했다. 범행 차량의 트렁크에 총열 크기의 구멍이 있는 것으로 미뤄 차량 트렁크 안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9·11테러를 겪은 지 20여일만에 발생한 이 사건은 미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은 당시 저격을 멈추는 대가로 주정부에 수백만달러를 요구했다. 범인들이 잡히기 이틀 전 공개된 MSNBC방송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 13%가 워싱턴 연쇄 저격살인사건을 막기 위해 저격범에게 돈을 줘야 한다는데 동의했을 정도로 미국 전역이 들끓었다.

 

미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두 사람을 조사한 적 있었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다. 이웃들에게 9·11 테러를 찬양해왔다는 증언도 쏟아졌다. 일각에선 9·11 테러를 겪은 미 정부가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하려고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2002년 워싱턴 일대에서 무고한 시민 10명을 저격 살해하는 데 사용된 차량의 트럼크. 범인들은 차량 트렁크 안에서 시민들을 저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하마드와 말보는 당초 메릴랜드주 연방 법원에 기소됐지만 당시 법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사형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큰 버지니아주로 법원을 옮기기까지 했다. 

 

무하마드는 2004년 약물에 의한 사형이 선고됐고, 2009년 사형이 집행됐다. 미국 언론은 사형된 양아버지가 아닌 말보가 대부분의 저격을 직접 실행에 옮겼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범행 당시 17세인 말보는 대법원이 지난 2005년 다른 사건에서 “18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은 위헌”이라고 판결하면서 추가기소가 멈춰섰다. 말보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만 6개 이상 선고받았다.

 

지난 2012년, 대법원은 또다른 사건을 통해 미성년자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할 수 없다고 판결하고, 과거 사례에 소급적용하도록 했다. 미 의회에서는 미성년 때의 범죄로 최소 20년 이상 복역한 자에 대한 감형을 허용하도록 하는 법안 등이 수차례 제출됐다.

 

대법원이 미성년자의 범죄와 관련한 새로운 판례를 말보의 저격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적용한다면 언젠가 말보가 석방될 가능성도 열리는 셈이다.

 

사진=FBI 제공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2002년 ‘D.C 스나이퍼’ 테러 일지

 

-10월 2일: 메릴랜드주 휘튼에서 주차장을 지나던 남성 1명 저격 살해

 

-3일: 메릴랜드주에서 4명, 워싱턴 D.C에서 1명 등 5명 저격 살해

 

-4일: 버지니아주 스폿실바니아몰에서 여성 1명 저격 상해

 

-7일: 메릴랜드주 보위의 한 학교에서 13세 소년 저격 상해

 

-9일: 버지니아주 매너서스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하던 남성 1명 저격 살해

 

-11일: 버지니아주 프레드릭스버그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하던 남성 1명 저격 살해

 

-14일: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에서 FBI 분석가 린다 플랭클린 저격 살해

 

-19일: 버지니아주 애쉬랜드의 한 레스토랑 외부에서 남성 1명 저격 상해

 

-22일: 메릴랜드주 아스펜힐에서 버스 운전사 1명 저격 살해.

 

-24일: 무하마드와 말보, 메릴랜드주에서 체포 

 

자료=F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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