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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 용서하지 않을 것"…UN 정상들 간담 서늘하게 한 10대 환경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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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9-24 14:54:58 수정 : 2019-09-24 15: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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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후 파업'(climate strike)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당신들이 우리를 배신하면, 우리는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청소년 환경운동가의 격앙된 연설이 유엔에 모인 세계 각국 정상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스웨덴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는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했다. 60개국 정상은 물론 정부 대표, 산업계 및 시민사회 지도자, 국제기구 관계자 등 앞에서 연설한 툰베리는 이날 매서운 어조로 ‘말’이 아닌 ‘행동’을 촉구했다.

 

툰베리가 “나의 메시지는 우리가 당신들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란 것”이라고 처음 입을 열었을 때에만 해도 결기에 찬 표정의 툰베리가 ‘귀여운’ 듯 참석자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껄껄껄 웃는 남성의 소리도 크게 들렸다.

 

환호와 박수에 사의도 표하지 않은 툰베리는 이어 “다 틀렸다. 내가 여기에 있어선 안 된다. 나는 대서양 건너 학교에 있어야 할 사람이다”라며 분노에 찬 연설을 진행했다. 이어 “당신들이 젊은 사람들을 여기로 오게 만들었다. 당신들은 그저 공허한 말들로 감히 내 꿈을 훔쳤고 감히 내 어린시절을 훔쳤다”며 “사람들이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고,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는데 당신들은 돈과 경제성장만 말하고 있다. 어떻게 감히 이럴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그레타의 연설 중계 영상에는 이내 웃음기가 사라지고 침묵만 흐르는 장내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달됐다.

 

툰베리는 “30년 넘게 신호는 명확했다. 어떻게 감히 보기만 하고 있는가. 시급한 문제임을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어떻게 말만 해왔는가. 말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은 악마가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툰베리는 10년 내에 탄소배출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대중적인 아이디어조차 오직 현재를 살고있는 기성세대에게만 적당한 목표일 뿐, 미래를 살아갈 툰베리의 세대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목표치라고 비난했다.

 

전 세계 젊은 환경운동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서 열린 '청년 기후 정상회의'에서 청소년 환경운동의 '아이콘' 그레타 툰베리(16·스웨덴)가 발언하고 있다. 그의 왼쪽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뉴욕 AP=연합뉴스

 

그러면서 “젊은 사람들은 당신들이 우리를 배신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면서 “바로 여기, 바로 오늘 선을 긋겠다. 바로 이제 여기로부터 당신들이 도망치도록 두지 않을 것이다. 모든 미래 세대의 눈은 당신들을 향해 있다”고 말했다.

 

툰베리는 “당신들이 바라든 바라지 않든, 세계는 깨어나고 있다. 변화는 올 것이다”라면서 연설을 4분 가량의 연설을 마쳤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툰베리의 “강도높은 비난(excoriate)”은 세계 리더들과 기성 세대의 “타성에 젖은 굼뜬 행동력”을 겨낭했다면서 “신랄한(stinging) 연설”을 해냈다고 보도했다.

 

미국 비영리과학자연맹 UCS의 전략정책부 책임자 알덴 마이어(Alden Meyer)는 가디언에 툰베리 연설이 “감성적이면서도 과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면서 “만약 내가 (참석한) 세계 지도자였다면 매우 불편한 자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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