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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일의혁신리더십] 실험중심의 문화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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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8-15 20:43:33 수정 : 2019-08-15 20: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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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생각이 실험 통해 테스트·개선 반복 / 조직구성원 모두 동참… 지속적 혁신 가능

나이키는 올해 초 당당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개척해 가는 여성을 지지하고, 모든 여성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기 위해 ‘2019 우먼스 저스트 두 잇’(Women’s Just Do It)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이 캠페인에 한국에서는 개그우먼 박나래, 프로골퍼 박성현 등이 출연했고, 가수 보아가 내레이션에 참여한 ‘너라는 위대함을 믿어’라는 광고가 만들어졌다. 자기다움에 확신을 주는 나이키의 이 광고는 젊은 여성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6개월 만에 유튜브 조회 수가 1000만건이 넘어갈 정도로 화제가 됐다.

나이키 광고를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에 어떻게 광고를 효과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나이키가 다른 기업보다 혁신적인 광고 캠페인을 잘 만들게 된 역량의 출발점이 어디에 있는지이다. 나이키는 고객과의 소통 과정에서 사회적 흐름을 어느 기업보다 잘 반영하기로 유명한 회사다. 그리고 이런 시대의 흐름을 선도하는 혁신적인 마케팅 중심에는 나이키의 ‘실험중심의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실험중심의 문화란 특정한 부서에서 일하는 직원만 혁신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 하나하나가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여러 가지 대안에 대한 작은 규모의 실험이 이루어지며 그 결과가 자연스럽게 공유되는 문화를 말한다. 나이키는 ‘이노베이션 키친’(Innovation Kitchen)이란 공간을 제공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사고하는 문화를 만들고, 다양한 생각이 작은 규모의 실험을 통해 테스트되고 개선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쓸모없는 아이디어는 없으며 실패는 적극 권장된다. 이런 실험중심의 문화가 나이키를 가장 세련된 방법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혁신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실험중심의 문화를 통해 세계적인 혁신기업이 된 사례는 많다. 검색엔진의 왕이 된 구글, 많은 히트작으로 애니메이션 업계의 아이콘이 된 픽사, 끊임없이 변신하고 있는 스타벅스, 한국 화장품 업계의 개척자 아모레퍼시픽. 업종은 다르지만 이들 기업이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혁신이 회사 내 소수에게만 국한된 과정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 모두가 매일 고민해야 할 책임이라는 실험중심의 문화가 잘 정착된 기업이란 점이다.

실험중심의 문화가 강한 기업에서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뿐만 아니라 조직운영의 모든 것이 실험의 대상이 된다. 구글의 인사담당 수석부사장인 라즐로 복이 쓴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를 읽어보면 구글이 얼마나 많은 실험을 통해 조직운영의 최적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지가 잘 나와 있다. 심지어 사내 식당에 음식을 어떻게 배열해야 직원의 칼로리 소모를 줄이고, 이를 통해 비만율을 낮출 수 있을지를 실험할 정도로 구글은 실험중심의 문화를 통해 지속적인 혁신을 하고 있다.

혁신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혁신하라고 외치는 대신 작은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실행되고, 실패가 두렵지 않은 실험중심의 문화를 먼저 만들어보자.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로 성장하고 있는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이조스가 왜 ‘실패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은 아마존일 것’이라고 외치며 실험중심의 문화를 강조하는지 고민해 보자.

정동일 연세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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