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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그 바다 별빛이 내린다 샤랄라랄라~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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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8-16 23:00:00 수정 : 2019-08-17 20: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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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갈 수 있어 더 그리운/ #협재, 제주의 푸른밤 제대로 즐겨볼까/ #말 등대 이호테우 배경으로 인증샷 ‘찰칵’/ #한국의 몰디브 함덕서 모히또 한잔?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밤 그 별 아래 ♪♬∼”

제주공항에 도착하면 어느새 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래 떠나자 제주로, 바다로. 특히 아직 일에 지쳐 휴가를 못 간 당신,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박차고 일어나자! 기계도 때맞춰 기름을 쳐야 고장 없이 잘 돌아간다. 하물며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이때를 놓치면 영영 고장이 나버릴지도 모른다. 아직 폭염이 전국을 뒤덮고 있지만 바다는 8월 중순이면 차가워지기 시작한다. 제주도를 비롯한 남쪽 해수욕장들은 8월 말까지는 물놀이를 즐길 수 있으니 남은 보름을 놓치지 말자.

 

조개껍질로 이뤄진 제주 협재해수욕장

#제주도 푸른밤 제대로 즐겨볼까

 

사실 제주도는 여름에 돌아다니기는 무리다. 한낮 기온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무덥거나 강렬한 햇살이 쏟아지는 탓이다. 짧은 휴가기간에 무리하게 이곳저곳 관광지를 다 돌아다니다 보면 힐링은커녕 피로와 스트레스만 더 쌓인다. 불쾌지수가 높아 연인들은 사소한 일에도 얼굴을 붉히면 티격태격할 수 있다. 따라서 섬이나 숲, 카페, 맛집, 일몰여행 등 뚜렷하게 테마를 정해 여행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곳은 두말할 나위 없이 바다다. 제주 해수욕장은 무엇보다 해운대처럼 인파로 뒤덮여 있지 않아 제대로 피서를 즐길 수 있다. 

 

제주는 물론 오랫동안 전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곳을 꼽으라면 협재해수욕장이다. 제주공항에서 차로 40분이면 닿는 한림읍에 있는 협재의 바다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힐링이다. 캔버스에 에메랄드색 물감을 무심하게 붓칠한 듯 맑고 투명한 바다색이 하늘색을 그대로 담으면서 신비스러움마저 선사한다. 협재해변에 밤이 내리면 제주도 푸른밤의 노래 가사처럼 반대로 하늘이 바다색을 담아 밤은 푸르고 푸르다.

 

제주 협재해변 갯바위에 앉으면 손으로 만질 수 있을 듯 비양도가 보인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어린왕자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그렸지만 사람들은 모자라고 말하듯. 협재해수욕장을 빛나게 하는 것은 주연인듯 조연인듯 손대면 닿을 듯 가까이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비양도다. 하늘에서 보면 동그랗지만 협재해변에서 보면 보아뱀 그림을 그대로 빼다 박았다. 

 

협재가 가장 인기가 높은 이유는 연인들은 물론 가족들이 해수욕하기에 알맞은 곳이기 때문이다. 백사장의 길이는 약 200m, 폭은 60m로 비교적 넓다. 무엇보다 평균수심이 1.2m로 얕고 경사도가 3~8도로 완만해 평소 해수욕에 겁을 내는 이들도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멀리 나가도 수위가 어른 가슴 정도 높이여서 다른 해수욕장보다 바다를 더 넓게 쓰니 덜 붐며 만족도가 높아진다. 썰물 때면 조개껍데기로 만들어진 은모래빛 백사장이 끝없이 이어지는 모습도 장관이다.

 

제주 금능해수욕장 비양도 일몰. 제주관광공사 제공

협재는 이웃한 쌍둥이 해변 금능해수욕장과 함께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금능은 협재보다 덜 붐비는데 해가 바다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영롱한 에메랄드빛 바다는 반짝이는 붉은 체리에서 짙은 퍼플로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면서 눈을 감아도 생생하게 기억되는 장관을 연출한다. 해가 지고 비양도 등불이 하나둘씩 켜지면 그제야 제주의 푸른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니 협재의 노을 감상은 제주여행 버킷리스트에 반드시 넣자. 여름에는 야간개장도 한다. 나무숲도 우거져 있고 인근에 맛집, 카페, 숙소들이 많아 쉬엄쉬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카페 등 편의시설이 주변에 있는 제주 협재해수욕장 전경

협재의 인기는 빅데이터 분석으로도 나타난다.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1년 동안 소셜미디어와 통신 빅데이터, 일반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인이 사랑하는 인기 해수욕장을 분석했는데 2016년 이래 관심도가 가장 높은 해수욕장 1위가 협재다. 또 ‘힐링(2위)’, ‘드라이브(2위)’, ‘스노클링(1위)’을 즐기는 해변으로 압도적으로 높게 언급됐고, 특히 ‘가족’이 즐기기 알맞은 해변으로 1위다. 감성어 분석에서는 ‘신나는’, ‘깨끗한’, ‘맛있는’의 키워드에서 모두 1위인데 특히 ‘맛있는’이 가장 많을 정도이니 물놀이를 즐기며 청정 제주 식재료로 잃은 식욕도 되찾을 수 있다.

 

제주 이호테우 해변  말등대  제주관광공사 제공

#말 등대 이호테우 배경으로 인증샷 ‘찰칵’

 

제주시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 중 요즘 젊은층에 인가 높은 곳은 이호테우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목표는 오로지 한 가지. 멀리서도 보여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하얀말과 빨간말 때문이다. 두 마리의 말모양 등대가 이호항 안쪽과 바깥 방파제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 푸른 바다와 궁극의 조화를 이룬다. 두 마리 말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은 뒤 SNS에 올리는 것이 요즘 유행이다. 이호테우도 백사장의 경사가 완만해 물놀이를 즐기기 좋다. 특히 솔숲을 품고 있어 캠핑족들에게도 인기다. 강태공들에게도 천국인데 모살치가 잘 낚이며 선상낚시와 방파제 릴낚시를 즐길 수 있다.  

 

제주 함덕해수욕장. 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공항에서 동쪽으로 일주동로를 따라 35분가량 달리면 ‘한국의 몰디브’로 불리며 이국적인 풍경으로 요즘 큰 인기를 끄는 함덕해수욕장을 만난다. 소셜미디어 데이터상 관심 순위가 2016년 이래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곳인데, 특히 2018년 2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가족’ 키워드에서도 2위이고, 특히 ‘깨끗한’ 키워드에서 2위에 오를 정도로 투명한 바다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협제, 김녕과 함께 제주에서 바다색이 가장 아름다운 3대 해변으로 꼽힐 정도로 에메랄드 보석을 품은 듯한 함덕은 제주올레 19코스에 포함돼 있다. 해수욕장 바로 옆에 오름인 서우봉이 우뚝 서 있어 함덕서우봉해변으로도 불린다. 해수욕장 서쪽의 구름다리에 올라서면 에메랄드 바다 위를 직접 걸을 수 있다. 서우봉 정상에서는 아름다운 함덕이 한눈에 들어오니 꼭 올라보자.

 

제주 월정해수욕장. 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 김녕해수욕장. 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 이외의 해수욕장 중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해양 액티비티를 즐기는 20~30대에게는 강원도 양양 죽도해변이 가장 인기가 높다. 통신 데이터 분석 결과도 20~30대의 연간 방문객 비율이 31.4%로 1위다. 부산 송정해수욕장은 연인과 함께 드라이브하는 곳 1위이며 강릉 안목해변은 친구·가족·연인과 함께 ‘힐링’하는 곳 1위를 얻었다. 

 

제주=글·사진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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