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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쳐야 찬다’...여름밤을 웃음으로 날려줄 축구 예능 [TV에 밑줄 긋는 여자]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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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8-08 13:34:21 수정 : 2023-12-12 22: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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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다. 더위와 태양은 얼른 피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에어컨은 옆에 딱 붙여 놓고 싶기만 한 그런 날씨다. 폭염에 한낮에는 외출도 꺼려진다. 이런 날에는 어디 시원한 곳에 짱 박혀 좋아하는 프로그램 한편을 보면서 맘껏 웃으면 더위가 좀 가시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이 여름 더위를 날려 줄 재미와 정보가 함께하는 예능 프로그램 한편 소개한다.

 

목요일 예능 ’뭉쳐야 찬다’(JTBC·오후 11시 방영)는 한때 우리나라 스포츠계를 흔들었던 전설과 현역 선수들이 함께 자신의 종목이 아닌 축구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는 프로그램이다. 이른바 레전드들의 조기 축구다. 

 

이만기(씨름), 허재(농구·왼쪽 사진), 이봉주(마라톤), 심권호(레슬링), 이형택(테니스), 양준혁(야구), 진종오(사격), 여홍철 (체조), 김동현 (격투기) 선수에 이어 김요한(배구), 그리고 이들에게 축구의 신세계를 맛보게 해 주는 안정환(축구·오른쪽 사진)까지 이름만 들어도 각 종목에서 스포츠의 ‘역사’를 다시 쓴 이들이다.

 

운동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웠을 그들이지만 다른 종목에 도전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기본적인 경기 규칙을 몰라 낭패를 보기도 했고, 익숙하지 않은 축구공에 자신도 모르게 손을 내어주는 등 어이없는 실수들이 속출했다. 축구는 그동안 보기만 했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이들은 함께하는 운동이기에 서로 마음마저 잘 맞아야 한다. 산 너머 산이다. 

 

이들은 이 ‘산’들을 하나하나 잘 넘어가고 있다. 축구기술을 하나하나 몸으로 익히고, 마음과 호흡도 맞춰 나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 프로그램, 은근 중독성이 있다. 먼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포츠 전설들도 뭔가 새로운 것을 할 때는 평범한 우리처럼 힘들고 어렵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출연진 모두 자신의 종목에서 그야말로 ‘전설’로 불리는 이들이다. 한 종목을 잘하면 다른 종목까지도 금방 섭렵할 것이라는 시청자의 예상을 여지없이 빗겨나가게 한 장면들이 중요 포인트다. 

 

스포츠만이 전해주는 진정한 땀의 의미도 이 프로그램을 계속 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주 이들은 드디어 득점에 성공, 정식 유니폼을 받게 됐다. 그간 아직 제대로 된 유니폼조차 없는 팀이었다.

 

비록 경기에서는 졌지만 그동안 했던 노력이 작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땀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진리가 프로그램 곳곳에서 그대로 묻어난다. 실제로 무더위 속에서 촬영 중인 듯하다. 땀범벅이다.

 

더불어 한때 나만의 작은 우상이었던 그들을 다시 보는 재미 또한 이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매력이다.

 

이 여름, 덥다. 사실 여름이 더운 건 당연하다. 이 더운 날씨는 인간의 관할 구역이 아니다. 어쩔 도리가 없다는 뜻이다. 덥다는 말 대신 이 더위에도 좀더 지혜롭고 즐겁게 보낼 만한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그 방법이 기왕이면 한바탕 웃을 수 있는 그런 것이라면 심리적으로나마 조금은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이 여름, ’텔캉스’(텔레비전을 보며 보내는 바캉스)를 제안해본다. 

 

이윤영 작가, 콘텐츠 디렉터 blog.naver.com/rosa0509, bruch.co.kr/@rosa0509

 

사진=JTBC ‘뭉쳐야 찬다’ 캡처

 

*이 작가는 방송과 영화, 책 등 다양한 대중 콘텐츠를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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