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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뜰 날은 언제쯤… 韓 경제, 내우외환에 하반기도 '암울' [뉴스+]

입력 : 2019-07-19 06:00:00 수정 : 2019-07-19 07: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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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8개월 만에 금리 유턴 / 상반기 수출·투자 예상보다 부진 / 하반기 이후도 회복 기미 안 보여 / 美 Fed 기준금리 인하 전 단행 / 이주열 “日 수출 규제 부분 반영 / 앞으로의 여건도 낙관은 어려워” / 日 수출 규제 장기화 땐 타격 불가피 / 모건스탠리, 성장률 1.8%로 내다봐

◆내우외환에 하반기도 ‘암울’… “경기회복 뒷받침” 선제 대응

 

한국은행이 1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전격 인하한 것은 경기부양이 절실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한은이 이날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대로 올해 성장률이 2.2%에 그친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남유럽 재정위기 시절(2012년 2.4%)보다도 낮아지게 된다.

한은의 성장률 하향 조정은 지난 1분기 마이너스 성장(-0.4%)의 충격파가 하반기 들어서도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커다란 악재가 출현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말부터 수출과 투자 흐름이 뚜렷하게 나빠진 것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라는 ‘외생변수’ 탓으로 돌리며 하반기 이후 회복을 점쳤던 정부에 이어 한은도 지난 4월 내놨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2.5%)를 ‘일본 변수’를 거론하며 3개월 만에 2.2%로 낮췄다.

금통위 주재하는 李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상반기 중 수출과 투자가 당초 예상보다 부진했고, 앞으로의 여건도 낙관하기 어려운 점을 반영한 것”이라며 “일본의 수출 규제가 (금통위의) 성장 등 거시경제 평가에 부분적으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한은도 이날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최근 국내외 여건변화 등을 고려할 때, 경제성장률은 2019년 2.2%, 2020년 2.5%를 나타낼 것”이라며 각종 지표 수치 하향에 대한 이유를 달았다. ‘최근 국내외 여건변화 등을 고려할 때’란 대목에서 최근 국내외 여건변화에는 일본 변수가 새롭게 포함됐다.

한은의 하반기 경제전망 자료는 둔화, 부진, 감소 등 비관적인 용어들로 가득했다.

한은은 “금년에는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되겠으나 민간소비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 투자와 수출이 부진하고 민간소비는 완만한 증가흐름을 보이겠으나 가계소득 증가세 둔화, 소비심리 개선 지연 등으로 지난해보다 증가율이 낮아질 전망”이라고 했다. 설비투자 증가율의 경우 정보기술(IT)부문 업황 부진,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전년 대비 마이너스 5.5%, 건설투자증가율도 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마이너스 3.3%로 잡았다.

상품 수출과 수입은 당초 전망에선 2.7%와 1.6%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이번에 수출이 0.6% 증가에 그치고 수입은 -0.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수출에 대해선 “반도체 단가 하락,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이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줄 수밖에 없다. 당초 기대한 665억달러에서 590억달러로 줄고, 내년에는 585억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한은은 비관적인 현실임에도 내년 성장률이 2.5%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출했다. 실업률은 올해 3.9%, 내년 3.8%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0.7%, 내년 1.3%를 예상했다.

이날 수정 전망치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효과를 가정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추경 효과를 포함했는데도 한은 전망 가운데 민간소비가 지난 4월 2.5%에서 이번에 2.3%로 낮아진 건 심각한 대목이다. 민간소비를 설명할 때 정부정책 효과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은은 “제조업 고용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명목임금 상승률도 낮아지면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중한 경제 현실에서 오는 30∼3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임에도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 경제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인지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총재는 “성장과 물가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약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금리를 내렸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0.7%여서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0%)에 크게 못 미친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경기 대응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라며 “연내 추가 인하 기대감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7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9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세계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이어지는 것은 한은 (금리 인하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자리에 의사봉이 놓여 있다. 뉴시스

그러나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 반등을 고려하면 금융 불균형 확대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며 한은의 추가 인하가 수월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추가 인하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질문에 “통화정책을 운용하면서 실물경제와 금융안정을 같이 균형 있게 고려하겠다”며 “가급적 시장과의 소통,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왼쪽)가 18일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구윤철 2차관과 얘기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잠재성장률 하락… 2% 초반도 ‘흔들’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꺼져가고 있다. 경제의 기초체력이라 볼 수 있는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데다 대외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 국내외 경제전문기관들이 앞다퉈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이유다. 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2%대 초반 성장률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8일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낮추고 2019∼2020년 잠재성장률도 연평균 2.5∼2.6%로 낮춰 추정했다. 이는 2017년 공개한 2016∼2020년 중기 추계보다 연평균 0.3%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준이다. 2019∼2020년 기간만 놓고 봐도 0.1%포인트 정도 낮아진 수치다.

 

잠재성장률이란 인플레이션을 가속하지 않으면서 한 나라의 노동과 자본을 최대로 활용해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뜻한다. 물가가 급등하거나 실업률이 오르는 등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적정한 수준의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인 셈이다.

 

우리 경제는 기업 투자가 부진하고 민간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그나마 믿었던 수출 전망마저 반도체 분야의 부진 등으로 암울하다. 정부 재정 투입으로 그나마 간신히 버티는 형국이다.

 

잠재성장률 하락은 성장률 전망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특히 한은이 이날 발표한 2.2% 전망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반영한 수치다.

 

일각에서는 2.2% 성장률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로 내다봤다.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 등이 반영되면서 기존 2.2%에서 0.4%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1% 후반에서 2% 초반으로 낮춰 잡고 있다. 지난달 말 씨티와 골드만삭스는 2.1%로, JP모건은 2.2%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했다. 노무라와 ING그룹은 1.8%, 1.5%를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2.5%로 수정했다. 기존 전망보다 0.2%포인트 내린 수치이지만, 다른 기관과 비교할 때 여전히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일본의 수출제한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전망치보다 실제 성장률이 낮을 수 있다는 뜻이다.

 

홍 부총리는 한은의 2.2% 전망치 발표와 관련, “제 예상은 그것보다 좀 (높았다)”이라며 “2.3% 정도를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각 기관의 성장률 전망이 다 다를 수 있고, 정부가 2.4%까지 본 데는 추경에 대한 재정보강 효과와 정책 올인을 반영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신동주 기자, 세종=안용성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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