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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늦어지는 북·미 실무협상… ‘한·미 훈련 연계’ 새 줄다리기?

입력 : 2019-07-18 19:07:03 수정 : 2019-07-18 23: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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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연구기관 분석 / 정세현 “협상 재개, 한·미훈련 이후 예상 / 3차 북·미정상회담은 10월 후에나 가능 / 8월 중순까지도 샅바싸움은 계속할 듯” / 안보전략硏 “北, 협상 초반 비타협적” / “北, 한·미훈련 공세 中과 연계 됐을 수도” / 北 리용필 두 차례 평양·뉴욕 왕래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북·미 회동 당시 언급한 실무협상 재개 시한인 3주가 다 되도록 양국 협상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실무회담과 연계시키는 발언을 내뱉은 만큼 ‘새로운 줄다리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세현(사진) 전 통일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북·미 실무협상의 재개 시점은 한·미 연합훈련 종료 이후가 될 것이라면서 3차 정상회담은 10월 이후에나 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최근 북한이 미국과 실무협상을 한·미 연합훈련과 연계시킨 의도와 관련해 “우리는 (연합훈련을) 줄일 생각은 없는 것 같고, 적어도 (북·미) 실무협상 자체도 그 훈련이 끝나야 (개최)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그렇게 말을 꺼내 놨는데 북한의 요구를 무시하고 (연합훈련을) 강행하면 북한도 체면이 있지 않으냐”라고 부연했다. 이어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요란하게 전 세계 사람들을 흥분의 도가니에 몰아넣었던 건 지나간 일이 되고 마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 10월 넘어서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고 실무협상을 가지고도 샅바 싸움이 8월 중순까지도 가지 않겠는가 (싶다)”라고 전망했다.

국책연구기관에서도 실무협상 재개가 늦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18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은 ‘북한 정세 브리핑’을 열고 “북한은 협상팀 교체와 하노이 회담 실패를 교훈 삼아 협상 초반에는 비타협적이고 원칙적인 태도를 견지할 것”이라며 “다만 실무협상이 난항을 겪더라도 북·미 두 정상이 정치적 이해를 고려해 실무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명분으로 하반기 북·미 정상회담 개최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탈북자와 악수하는 트럼프 탈북자 출신 주일룡씨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기독교인 주씨를 비롯해 중국, 미얀마, 쿠바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종교 탄압 피해자 27명이 초청됐다. 지난해와 달리 탈북자들만 백악관으로 부르지 않은 것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EPA연합뉴스

북한의 한·미 연합훈련 공세가 중국과 연계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용환 전략연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과 실무협상을 연계시킨 것은 하노이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 북한 협상팀이 보수적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상황이거나 중국과 협의가 있어 그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며 “중국의 거부감이 반영됐다면 협상 시작 지연이 길어질 수 있지만 단순 협상 카드라면 오히려 협상 카드 가격이 높은 빠른 시기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군부의 반발을 겨냥한 외무성의 선제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고재홍 전략연 책임연구위원은 “북한 외무성이 예정됐던 한·미 연합훈련을 거론한 것은 실무협상을 앞두고 군부의 개입과 불만을 차단하는 차원에서 선제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한국이 북측의 요구에 이번 연합훈련을 톤다운시키거나 대응하는 수위에 따라 실무협상 재개가 예상보다 빠르게 재개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통인 리용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최근 열흘 사이 두 차례나 평양과 뉴욕을 왕래한 것으로 알려져 실무협상 준비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리 차석대사는 이날 오전 11시쯤 평양발 북한 고려항공 JS251편을 타고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지난 9일에도 평양을 출발해 베이징을 경유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전략연은 이날 북한의 대미 협상팀은 외무성이 주도하고 통일전선부가 지원하는 체제로 정비가 끝났지만, 대남 사업은 통일전선부가 주도하면서도 여전히 하노이 충격에 이은 검열이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에 대한 조직 검열은 아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 미국 전문가인 리용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18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두드러진 북한 정세의 특징으로는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실질적 위상 제고가 꼽혔다. 전략연은 김 제1부부장이 “김정은에게 수시로 보고하고 특정 위치에 연연하지 않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의 광폭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경제는 대북제재 효과가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마이너스 성장 및 전반적 경제 상황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됐다.

 

조병욱 기자,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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