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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아들 '코피노'로 속여 필리핀에 버린 부부 "영어 배우라고 보냈다" 주장

입력 : 2019-07-17 11:00:26 수정 : 2019-07-17 11: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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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정신장애가 있는 친아들을 ‘코피노’(코리안(Korean)과 필리피노(Filipino)의 합성어, 한국 남자와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라고 속여 필리핀에 유기한 한의사 부부가 검찰 조사에서 “영어에 능통하도록 필리핀에 보낸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윤경원 부장검사)는 16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A씨(47)를 구속기소하고, 아내 B씨(48)를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11월 정신장애가 있는 친아들 C군(당시 10세)을 필리핀으로 데려가 현지 한인 선교사에게 맡겼다.

 

A씨는 선교사에게 C군을 자신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낳은 ‘코피노’라고 속인 뒤 “먹고 살기 어려워 키우기 힘들다. 엄마가 없어서 제대로 키우기 어렵다”며 양육비 명목으로 3900만원을 주고 떠났다.

 

또 A씨는 선교사가 자신을 찾아내지 못하도록 출국 전 아이 이름과 자신의 전화번호까지 바꿨으며, 아이가 귀국하지 못하게 여권까지 빼앗는 치밀함을 보였다.

 

가벼운 자폐 증세만 있었던 C군은 4년동안 필리핀 고아원을 떠돌며 중증의 정신분열을 겪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했다. 그는 최근 지능(IQ) 지수 39, 중증 정신지체 판정을 받았으며 왼쪽 눈도 실명했다. C군은 또다시 버려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조사에서 A씨는 “아이가 불교를 좋아해서 템플스테이를 보냈고, 영어에 능통하도록 필리핀에 유학 보낸 것”이라며 “아이를 버리지 않았고 그동안 바쁘고 아파서 못 데리러 갔다”고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 역시 “아이가 산만해서 한국에서 교육받는 것보다 필리핀 특수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고 영어를 배우는 게 사회생활에 도움 될 것 같아서 필리핀 유학을 결정하게 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사건은 C군이 공격적인 성향과 불안 증세를 보이자 선교사가 부모에게 돌려보내려고 연락할 방법을 찾았으나 쉽지 않아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C군은 지난해 12월 국내로 돌아와 학대피해아동센터를 거쳐 현재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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