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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유물보다 더 완벽한 관리? 36년만에 되찾은 신안 해저유물 보관상태에 ‘감탄’

입력 : 2019-06-13 23:30:00 수정 : 2019-06-13 23: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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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반출하려다 붙잡힌 60대 “어머니 유품” 주장 / 경찰, 정부 발굴 때 일부 빼돌려졌을 가능성 배제 안 해 / 하나씩 종이로 싼 뒤 오동나무 상자에 담아 보관한 덕에 보존상태 훌륭
대전경찰청 광역수사가 13일 전남 신안의 유물 매장 해역에서 도굴한 도자기를 30년 넘게 몰래 보관해온 60대를 붙잡았다고 밝힌 가운데 사진은 문화재청이 공개한 도자기의 모습. 대전=연합뉴스

 

전남 신안에서 발굴된 해저 유물 57점을 36년 동안 숨겨오다 일본으로 반출하려던 60대가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그가 이들 유물을 어떻게 지니게 됐는지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문화재청과 공조를 통해 A(63)씨를 매장 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아울러 그가 전남 신안군 도덕도 앞바다에서 도굴한 신안 해저 유물인 도자기 57점을 1983년부터 집 등에 숨겨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골동품 수집을 취미로 하던 어머니에게 유품으로 물려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유품으로 보관하고 있기에 57점은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게 경찰 측 주장이다.

 

경찰은 A씨가 바다 깊이 잠수할 실력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직접 이들 유물을 도굴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어머니나 A씨가 누군가로부터 사들였을 텐데, 경찰은 1976∼84년 11차례에 걸쳐 신안 해저 유물 매장지(사적 274호)에서 이뤄진 정부 발굴 당시 빼돌려진 일부를 암거래로 구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A씨가 정부 발굴이 한창 진행 중인 83년 이들 유물을 손에 넣었다고 주장한다.

 

당시 발굴을 통해 도자기류 등 유물 2만4000여점이 물 밖으로 올라왔다.

대전경찰청 광역수사가 13일 전남 신안의 유물 매장 해역에서 도굴한 도자기를 30년 넘게 몰래 보관해온 60대를 붙잡았다고 밝힌 가운데 사진은 문화재청이 공개한 도자기의 모습. 대전=연합뉴스

 

이에 경찰은 A씨에게 일단 도굴 문화재를 보관한 혐의를 적용했다.

 

그가 국내에서 수차례 장물아비를 만나 “신안에서 나온 물건을 가지고 있다”며 판매를 시도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도굴 문화재임을 알고 보관해왔다는 게 경찰 측 판단이다.

 

유물을 처분하기 위해 했던 말이 혐의를 입증하는 부메랑이 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도굴된 신안 해저 유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취득해 보관하는 것도 불법”이라며 “유물을 어떻게 구했는지 계속 수사하겠지만 취득 시점이 워낙 오래돼 확인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이 이번에 회수한 유물들의 보존상태는 매우 훌륭하다는 전언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유물을 하나씩 종이로 꼼꼼하게 여러 겹 싼 뒤 오동나무 상자에 넣어 장롱에 차곡차곡 쌓아 놓았다.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충격을 막고 통풍 등 외부요인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보관 상태가 매우 훌륭하고 도자기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모습을 거의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며 “학술적 자료뿐 아니라 전시 및 교육자료로도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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