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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는 남들에게 힘을 주는 미소를 가진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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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12 13:47:23 수정 : 2019-06-12 13: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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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계 인사뿐만 아니라 이 여사 생전에 인연 맺은 이들도 발걸음

고 이희호 여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는 정·재계 인사뿐만 아니라 이 여사 생전에 인연을 맺은 이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고인이 다닌 서울 신촌 창천교회의 장로 유봉자(67·여)씨는 지난 11일 조문을 마친 뒤 “장로님(이 여사)께서는 교회에서 누구를 만나도 먼저 악수를 청하셨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힘이 아주 세서 (교회 사람들과) ‘우리가 힘을 얻는다’는 얘기를 나누곤 했다”며 “한분한분 인사를 할 때 흐뭇한 미소를 짓는데, 남들에게 힘을 주는 미소였다”고 이 여사 생전 모습을 그렸다.

 

1976년 3·1명동사건,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때 김 전 대통령과 함께 감옥에 투옥된 이해동 목사의 아내 이정옥(80·여)씨도 “1976년 이후 대통령과 여사를 40년 넘게 모시며 안 좋은 소리는 한 번도 못 들었다”며 “민주화 투쟁 때 여사님께 정보원이 5명씩 따라붙었는데, 우리는 떼어놓으려 했지만 여사님은 그런 것도 안 하셨다. 그러면서 한 번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시지 않고 굴하지 않으셨다”고 했다.

 

12일 오전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 북문광장에 故 이희호 여사 분향소가 설치되어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뉴시스

이씨는 “여사님은 늘 다른 사람의 얘기를 경청하신 한결같은 분이셨다”며 “너무너무 안타깝고 미치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 여사의 빈소를 찾은 성인숙(72·여) 전 청와대 제2부속실장은 “2000년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 퇴임까지 3년간 두 분을 모셨는데 두 분 모두 한 번도 말씀을 험하게 하신 적이 없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얘기하실 때도 많이 낮춰봐야 그이, 그분이라 하시고 이름 석 자를 부른 적이 없다”며 “요즘 정치인들이 막말하는 걸 보면 여사님께서 얼마나 고귀하신 분이셨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고 했다.

 

그는 “여사님의 성품으로 항상 겸손하고 용서하고 화해하실 수 있었다. 100년 가까이 그렇게 살기는 쉽지 않다”며 “지난 10일에도 (병원에서) 여사님 운명하시기 직전까지 찾아봬 예배 드렸는데, 아주 곱게, 예쁘게 가신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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