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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형제 “너무 힘들어”… 형 숨지고 동생은 극단적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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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5-19 13:42:20 수정 : 2019-05-19 13: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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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물러지는 희소 난치병 앓던 형제 / 투신한 동생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 숨진 형 옆에는 수면제와 약봉지 '가득'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던 형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동생은 극단적 선택을 해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9일 전북 남원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7시42분쯤 남원의 한 아파트 13층에서 A(47)씨가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렸다. A씨는 소방당국이 신속히 설치한 에어매트 위로 떨어져 목숨을 구했으나, 허리를 심하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그의 투신 시도를 목격한 주민은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집 안 거실에는 A씨의 형 B(51)씨가 이불에 덮여 숨진 채 발견됐다. B씨 옆에는 수면제와 각종 빈 약봉지 30여 개가 발견됐다. 시신에선 둔기나 흉기에 의한 훼손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형제는 “이런 선택이 최선인 것 같다. 가족을 사랑한다. 용서해 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조사 결과 형제는 둘 다 뼈가 물러지는 희소 난치병을 앓고 있으며 형은 말기, A씨는 3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수년 전부터 형의 병시중을 들며 노부모와 함께 이 아파트에서 지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은 함께 생활하던 노부모가 타지로 간 사이 벌어졌다. A씨는 사건 직전 가족에게 “너무 아파하는 형을 안락사시키고 나도 죽겠다”고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동생이 형을 숨지게 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방조한 뒤, 자신도 극단적인 시도를 한 것으로 보고 형의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형제가 지병으로 심한 고통을 겪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며 “형의 부탁에 따른 살인 등을 배제하지 않고 A씨가 회복하는 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원=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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