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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문빠, 달창’표현에 손혜원 “한심”…두 사람의 ‘으르렁’ 역사

입력 : 2019-05-12 15:58:34 수정 : 2019-05-13 13: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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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의원 부친 행적·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논란마다 대립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대구 두류공원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규탄대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文 대통령 극단적 지지자 지칭 과정에서 정확한 의미·유래 몰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표현의 의미와 구체적 유래를 몰랐다? 모르고 쓴 게 더 한심한 일이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

 

본인의 강한 부인과 해명에도 불구하고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이 거세게 인 이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를 비하하는 표현을 쓴 뒤 사과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12일 강하게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대통령 특별대담 때 질문자로 나선) KBS 기자가 요새 ‘문빠’, ‘달창’들에게 공격받았다”며 “기자가 대통령에게 좌파독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지도 못하느냐”고 말했다가 논란에 휘말렸다. 달창은 ‘달빛기사단’으로 불리는 문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을 일부 극우진영에서 비하할 때 쓰는 ‘달빛X녀단’의 준말이다. 나 원내대표까지 이런 표현을 쓰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나 원내대표는 나 “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며 “인터넷상 표현의 사용으로 논란을 일으켜 사과드린다. 단어의 세부적인 뜻을 의미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손혜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라는 분이 이걸(‘비하 표현인 줄 몰랐다’는 해명) 핑계라고 대느냐”며 “요즘 내뱉는 말들 의미도 모른 채 마구 떠드는 거였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 분, 이제 두려운 게 없는 것 같다”며 “인내하면서 오늘 같은 (나 원내대표의) 헛발질을 모아가고 있다. 세상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올해 들어 걸핏하면 으르렁 거리는 두 사람에게 또 하나 그럴 만한 소재가 생긴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누구보다 가까운 손 의원과 문 대통을 누구보다 더 세게 공격할 수밖에 없는 제1야당 지도부의 일원인 나 원내대표는 그동안 만만찮은 공방과 기싸움을 벌였다.   

 

◆손 의원 부친의 과거 행적 놓고도 충돌

 

“(아버지는) 자기밖에 모르는 당신 같은 이기적 정치인이 함부로 입에 올릴 그런 분은 아니다.”

 

손 의원은 지난 3월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나 원내대표를 향해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아버지는 국가와 민족, 그리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자랑스러운 분”이라며 “아버지는 고작 1년 남짓 몸담았던 남로당 경력으로 평생 빨갱이 소리를 들으며 사셨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독립운동 경력은 무시되고 폄하된 채 자신이 청춘을 바쳐 지키려던 조국으로부터 온갖 불이익을 당하며 억울한 생을 사신 분”이라고 강조한 뒤 “무슨 전략이나 열등감인지 말끝마다 ‘손혜원’을 외치며 떠들어대는 것은 당신 자유지만, 내 아버지를 입에 올리는 일은 삼가라”고 나 원내대표에게 쏘아붙였다. 

 

당시 나 원내대표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손 의원 아버지가) ‘조선공산당’ 활동을 했고, 해방 이후에도 대한민국에 자유민주주의 정부 수립을 방해한 활동을 한 것으로 돼 있다”고 말한 데 따른 반박 겸 경고를 한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해당 인터뷰에서 “손 의원의 부친이 여섯 번인가 독립유공자 신청을 했다가 떨어졌는데 이번에 손 의원이 전화로 접수했더니 (독립유공자가) 됐다는 것 아닌가”라며 손 의원이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논란 때도 날카롭게 대립

 

지난 1월, 손 의원의 ‘목포 적산가옥 투기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도 나 원내대표는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라거나 ‘초권력형 비리’라는 표현으로 몰아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손 의원이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숙명여고 동창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국회의원 윤리강령에 따르면 우리는 사익을 추구할 수 없고, 부당 이득을 취해서도 안 된다”며 “지금 나온 사실만으로 제명까지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손 의원 징계안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출하겠다면서, “절차가 이뤄지기 전에 스스로 자기 거취를 결정하라”고 손 의원에게 ‘마지막 기회’를 부여했다. 그는 ‘손혜원 랜드 사건’이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손 의원은 발끈했다. 그는 전 재산과 국회의원직을 걸고 사실이 아니다는 주장을 하면서 “이런 무책임한 상상력을 부끄러움 없이 발설한 때는 뭐라도 걸어야 하지 않겠냐”며 나 원내대표에게 자기처럼 의원직과 전 재산을 걸겠냐고 맞받아쳤다.

 

그는 나 원내대표가 “문화부가 46억원을 들여 역사공원을 조성한다는데, 상당한 시세차익으로 ‘투기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자 “우리나라 국회의원이 너무 무식하다고 생각한다. 알지 못하면서 상식이 부족하면 공부를 해야 한다”고 거침없는 독설을 내뱉기도 했다.

 

KBS 제공

◆한때 예능프로그램에서 사이좋게 농담도 주고받던 두 사람

 

나 원내대표와 손 의원이 처음부터 이를 간 사이는 아니었다. 2017년 KBS 2TV 예능프로그램 ‘냄비받침’ 출연 당시 손 의원이 “4선(국회의원, 나 원내대표)과 초선(국회의원, 손 의원)은 밥도 같이 안 먹는 듯하다”고 하자, 나 원내대표가 농담삼아 “4선과 초선은 원래 같이 안 한다”는 ‘겸상 불가’를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개그맨 이경규가 진행한 해당 프로그램에서  당시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닮은꼴로 불린 이경규가 홍 대표보다 외모가 더 낫다는 점에 동의하며, 좀처럼 보기 힘든 ‘여야 합의’를 이뤄내기도 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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