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설왕설래] 美 20년 만의 골디락스

관련이슈 설왕설래 , 오피니언 최신

입력 : 2019-05-06 23:56:13 수정 : 2019-05-06 23:56:1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영국의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나왔다. 골디락스는 주인공인 금발소녀 이름이다. 경제 용어로 쓰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최적의 호황을 뜻한다.

골디락스라는 말이 20년 만에 미국 언론을 도배질하고 있다.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연율로 3.2%. 약 20조달러에 이르는 미국 경제의 잠재성장률 1.9%보다 훨씬 높다. 과열로 치달을 만하건만 물가는 오히려 낮다. 3월 소비자 물가는 1.55% 올랐다. 위험경계선 2%선을 크게 밑돈다. 호황을 구가하면서도 물가는 안정된 경제, 바로 골디락스다. 1996∼2005년에 이어 다시 시작됐다. 실업률은 역사적이다. 4월 실업률 3.6%는 1969년 이후 49년 4개월 만에 가장 낮다. “눈부시다”, “놀랍다”…. 찬탄이 쏟아진다.

골디락스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미국을 기업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이 열쇠다. 법인세를 내리고, 뼛골 깊은 자유시장경제도 모자라 규제혁파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정부.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워 미국 내 기업을 보호하기까지 한다. 최저임금 인상?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임금은 저절로 오른다. 일손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기업이 줄을 섰으니.

주가가 오른다. 나스닥, S&P500 등 주요 주가지수는 올 들어 13∼23%나 올랐다. 미국인의 호주머니는 두둑해졌다. 입만 열면 싸움판을 벌이는 트럼프 대통령. 그의 지지율은 오를까, 떨어질까.

우리는? 임금을 강제로 올리고, 법인세율도 인상했다.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다. 기업경쟁력, 규제·노동개혁? 그런 외침은 없다. 결과는 무엇일까. 1분기 0.3% 마이너스 성장.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렇게 평가했다. “소비와 투자가 줄면서 ‘준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가 ‘위기의 늪’에 서 있다는 뜻이다. 이런 것이 대통령의 말처럼 “세계가 찬탄을 보내는” 경제인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또 목청을 돋웠다. “재벌개혁 정책에는 후퇴가 없다”고. 도대체 무엇을 개혁이라고 하는 걸까.

한국과 미국은 무엇이 다를까. 생각이 다르고, 경제를 바라보는 눈이 다르다.

강호원 논설위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