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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애의 영화이야기]'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소환한 또 다른 영화들

입력 : 2019-05-04 14:00:00 수정 : 2019-05-03 17: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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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관객 동원 초읽기에 들어간 ‘어벤져스: 엔드게임’(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는 참 많은 영화를 떠오르게 하는 영화다. 오늘 그 얘기를 해볼까 한다. 

 

먼저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어벤져스’ 시리즈 영화를 포함해 이전 마블 스튜디오의 영화들 몇 편의 경우 일부 장면들을 아예 다시 보여준다. 그 영화들이 다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예상을 했던 부분이긴 한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후 MCU)의 22번째 영화답게 그동안의 영화들을 직간접적으로 확실히 소환시킨다.   

 

그런데 예전 영화들을 다시 보여주는 방식이 흥미롭다. 흔히 사용되는 회상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슈퍼 히어로들이 시간여행을 통해 돌아간 과거는 바로 이전 영화들 속이다. 히어로들이 팀을 짜 과거로 돌아간 덕분에 동시에 여러 시간대를 목격할 수 있다.  

 

‘퍼스트 어벤져’(감독 조 존스토, 2011), ‘어벤져스’(감독 조스 웨던, 2012) 등 ‘어벤져스’ 시리즈부터 ‘토르’ 시리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 ‘닥터 스트레인지’ 시리즈 등의 장면 속 즉 과거로 이동한 히어로들은 아예 이전 영화에 나왔던 동일 장면 속에서 임무를 펼친다. 관객들은 한 화면 속에 2명의 동일 히어로를 볼 수도 있다.    

 

히어로가 과거의 자신 혹은 다른 이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한 쪽으로 몸을 숨길 경우, 그때는 몰랐던 일들을 목격하기도 한다. 오히려 과거 속 자신인양 모습을 드러내 다른 이들을 속이기도 한다. 물론 들켜서 한바탕 난리가 벌어지기도 하는데, 그 와중에 회포를 풀기도 하고, 미처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내기도 한다.

 

물론 이번 영화 속에서 과거의 장면으로 등장하지 않았다 하더라고, 스토리 전개 과정에서 특정 상황이나 장소, 인물, 그들의 대사, 표정 등등 덕분에 관객들은 꽤 많은 예전 MCU 영화들을 떠올리게도 된다. 

 

 

더 나아가, 이러저러 비슷한 요소들 때문에 아예 다른 영화들이 소환되기도 한다. 특히 ‘시간여행’과 관련하여 떠오르는 영화들이 좀 된다. 그중 몇 편은 ‘어벤져스: 엔드게임’ 속에서 아예 대놓고 언급이 되기도 한다. 

 

그동안 소위 ‘시간여행’ 영화들은 꽤 만들어졌다. 아예 과거나 미래로 이동하거나 특정 시간이 반복되는 등 그 양상도 다양했고, SF영화에서부터 코미디, 멜로드라마까지 장르도 다양했다. 당연히 설정이나 등장인물들도 다양한 상황,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됐다.  

 

‘백 투 더 퓨쳐’ 시리즈, ‘타임머신’(감독 사이몬 웰스, 2002) 등처럼 주연급이나 조연급의 과학자가 개발한 타임머신을 통해 시간여행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나비 효과’(감독 에릭 브레스 외, 2004), ‘시간 여행자의 아내’(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 2009), ‘어바웃 타임’(감독 리차드 커티스, 2013) 등처럼 신비한 상황이나 능력으로 시간여행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 어쩌다보니 시간여행을 하게 되는 등장인물이 나오기도 했고, ‘터미네이터’ 시리즈나 ‘엑설런트 어드벤쳐’ 시리즈, ‘발레리안: 천 개 행성의 도시’(감독 뤽 베송, 2017) 등처럼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시간여행을 하고, 쫒고 쫒기는 등장인물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영화들 중에서도 ‘2009 로스트 메모리즈’(감독 이시명, 2002),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홍지영, 2016), ‘하루’(감독 조선호, 2017) 등에서 시공간 이동, 과거 바꾸기 노력 등이 펼쳐졌다. 현재 상영 중인 ‘다시, 봄’(감독 정용주)도 시공간을 이동하는 영화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보며 떠오른 MCU 영화들을 비롯해 시간여행이라는 스토리 설정으로 인해 떠오른 영화들 그리고 다른 이유로 떠오른 또 다른 영화들까지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영화를 보는 내내 참 많은 영화들을 소환시켰다.  

 

지난 11년 동안 22편이라는 영화를 통해 관객들과 함께 쌓아온 세월 때문일 것이다. 관객들은 비슷한 듯 다르고, 반복하듯 새롭게 지구 안팎과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오갔고, 영화 안팎이긴 했지만 긴 시간 히어로들과 함께 하며 쌓은 추억도 많다. 

 

그리고 워낙 여러 인물들을 방대하고, 다양한 스토리 안에서, 거대한 영상으로 보여주다 보니, MCU와 무관한 영화들을 떠올리며 비교하게 된다. 어쩌면 아쉬움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려 모로 보는 재미가 큰 영화임은 틀림없다. 

 

서일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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