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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미드 '왕좌의 게임' 존 스노우를 닮은 와인을 만들어라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관련이슈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 디지털기획

입력 : 2019-04-30 14:12:07 수정 : 2019-04-30 14: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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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O 등장인물 닮은 와인 만들기 수년동안 비밀 프로젝트 / 미국 컬트와인 윌리엄 셀럼 천재 와인메이커와 손잡아 / 라스트 시즌 8 개봉 맞춰 왕좌의 게임 와인 전격 공개
나이트 킹 왕좌의 게임 인스타그램 캡처

마니아들에게 요즘 최고의 미드를 꼽으라면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화제의 미드가 있습니다. ‘윈터 이즈 커밍(Winter is comming)’, ‘마더 오브 드래곤(Mother of dragon)’, ‘킹 인더 노스(King in the north)’라는 문장이 들리면 곧바로 떠오르는 미드, 바로 2011년 막을 올린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이죠. 기자도 왕좌의 게임 덕후라 시즌 1∼시즌 7까지 수도없이 반복해서 봤답니다. 가상의 칠왕국 웨스테로스를 배경으로 킹스랭딩의 철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주인공들의 암투를 스펙타클하고 긴 호흡을 그려 한번 감상을 시작하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들죠. 

 

존 스노우
산사 스타크 인스타그램 캡처

북쪽 장벽넘어 죽은자들을 이끄는 카리스마 넘치는 나이트 킹 등 좀비 코드가 맞물리고 이들를 물리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훈남 존 스노우 등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등장하면서 흥행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미드가 무려 8년동안 계속되면서 해리포터의 주인공들이 실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본 것처럼 스타크 가문의 매력적인 두 딸 산사와 아리야가 산전수전을 겪고 강인한 숙녀로 거듭나며 심리전을 펼치는 장면을 보는 것도 큰 재미입니다.  왕좌의 게임 덕후들은 왕국 이름과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줄줄 외울 정도인데 워낙 등장인물이 많아 관계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글들도 블로그 등을 통해 쉽게 찾아 볼수 있을 정도에요. 미드 마니아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왕좌의 게임 파이널인 시즌 8이 최근 시작되면서 잠을 못이루게 만들고 있습니다. 기자는 시즌8이 종료되면 하루 날 잡아서 몰아보기를 할 작정이랍니다. 시즌 7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시죠.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드는 엄청난 스토리로 마무리돼 파이널 시즌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서 미치겠지만 몰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니 좀 기다리렵니다. 

 

왕좌의 게임 공식 와인

마지막 시즌을 기다리던 왕좌의 게임 폐인들의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사건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왕좌의 게임 공식 와인입니다. 왕좌의 게임 방송사인 HBO는 오래전부터 미국 나파밸리의 와이너리와 최고의 와인메이커와 손잡고 왕좌의 게임 공식 와인을 비밀리에 기획했는데 수년간 공들인 이 와인이 파이널 시즌에 맞춰 얼마전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서세이 winteriscoming.net 캡처

재미있는 것은 와인메이커가  왕좌의 게임의 지형과 캐릭터에 어울리는 와인을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였다는 점입니다. 실제 왕좌의 게임에는 다양한 와인 관련 장면이 등장합니다. 도른(Dorne)산 와인을 최고급으로 꼽는 장면이나, ‘작은 악마’로 불리는 난쟁이 티리온 라니스터가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자식들을 청정수렴하며 칠왕국을 통치하는 팜므파탈 서세이 라니스터는 칠왕국의 적자이자 ‘용 엄마’인 대너리스를 제거하기위해 와인으로 독살을 시도하기도 하죠. 

 

왕좌의 게임 와인을 만든 와인메이커 밥 캐브럴

이런 스토리를 모두 담아 와인을 빚은 이는 미국 컬트(Cult) 와인으로 유명한 윌리엄 셀럼(Williams Selyem)에서 16년동안 천재 와인메이커로 명성을 날린 밥 캐브럴(Bob Cabral)이랍니다. 30년 넘게 와인을 빚은 그는 저명한 와인전문지 와인 앤수지애스트(Wine Enthusiast)에서 2011년 올해의 와인메이커로 선정했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합니다. 그가 만든 피노 누아는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 역사상 처음으로 로버트 파커 100점을 받았다는 점이 이를 입증합니다. 

 

왕좌의 게임 공식 와인

캐브럴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빈티지 와인 에스테이트(Vintage Wine Estates) 함께 4종의 와인을 선보였는데 순식간에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국내도 이미 완판돼 수입사인 BK트레이딩이 와이너리측에 긴급 물량을 요청한 상황입니다. 왕좌의 게임 마니아들의 ‘머스트 해브 잇(must have it) 아이템이 하나 더 생긴 셈이네요.

 

왕좌의 게임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티리온 인스타그램 캡처

왕좌의 게임 나파밸리 카베르네 소비뇽(Game of Thrones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은 18개월 숙성한 전형적인 나파밸리 스타일 와인이지만 산도가 매력적으로 잘 구사된 점이 눈에 띱니다. 잘 익은 자두, 레드베리 등 붉은 과일과 숙성된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흑연, 시가박스, 구운 커피콩, 카카오닙에서 오레가노 등의 향신료가 복합미를 만들어 냅니다. 난장이라는 신체조건을 극복하고 강인하면서도 지혜롭고 부드러운 성격으로 대너리스의 브레인인 핸드를 맡은 티리온과 닮았다고 할까요. 

 

게임 오브 트론 레드 블렌드 대너리스 인스타그램 캡처
대너리스 인스타그램 캡처

게임 오브 트론 레드 블렌드(Game of Thrones Red Blend)는 카베르네 소비뇽에 50%에 메를로, 쁘띠 시라, 템프라니요를 섞으 품종으로 블랙 체리, 블랙 베리 등 집중력이 뛰어난 검은 과실향이 입안을 가득채웁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시나몬 등의 향신료가 올라오고 가죽 풍미 등 숙성된 와인의 향으로 변해요. 칠왕좌의 적자이던 오빠의 권력욕때문에 야만족인 도트락족의 수장 칼 드라고에게 성노예처럼 팔려가던 연약한 소녀였던 대너리스. 카베르네 소비뇽의 강인함과 풍만한 여성의섹시함을 지닌 메를로, 스페인의 대표 품종인 템프라니요를 버무린 이 ‘다국적 와인’은 그녀를 빼닮았습니다. 불속에서 죽지않고 용을 부화시켜고 웨스터로스로 진격하면서 주변의 모든 세력을 흡수하며 강인한 철왕좌의 유력한 주인으로 성장하는 대너리스를 떠올립니다.  

 

게임 오브 트론 샤도네이
아리야 스타크 인스타그램 캡처

게임 오브 트론 샤도네이는 프랑스 새 오크와 미국 새오크를 30%씩 사용해 풍성하고 크리미한 질감을 잘 표현했습니다. 커다란 흰꽃처럼 웅장하면서도 귤, 레몬 등 상큼한 시트러스 계열 과일, 복숭아,살구 등 침을 고이게 만드는 과일의 산도 밸런스가 돋보이네요. 샴페인의 2차 병발효 방식처럼 죽은 효모와 함께 계속 숙성하는 쉬르리(Surlees)를 10개월동안 진행해 아몬드와 갓구운빵 등의 효모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망나니 어린 왕 죠프리에 의해 아버지가 억울하게 반역죄로 처형당하자 아리야 스타크는 남자아이로 꾸며 킹스랜딩을 탈출하고 몇차례나 죽을 고비를 넘기며 브라보스로 숨어들어 복수의 날만 꿈꿉니다. 아리야가 허리에 늘 차고 다니는 작으면서 치명적으로 날카로운 칼 니들(Needle)처럼 보통의 미국 샤도네이와 좀 다른 신선한 산도가 매력입니다. 자신을 죽여 와인의 향을 완성하는 효모처럼 아리야는 브라보스에서 살인미션을 수행하며 여러가지 얼굴로 자신의 모습을 변장하는 기술을 터득해 산자와 죽은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신비로운 존재로 거듭나게 됩니다. 

 

게임 오브 트론 피노누아
대너리스와 존 스노우 인스타그램 캡처

자, 그렇다면  여성들이 왕좌의 게임에 가장 좋아하는 ‘최애 주인공’ 존 스노우는 어떤 와인을 닮았을까요.  와인을 좀 마셨다면 금세 떠올릴수 있는 와인, 프랑스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피노누아입니다. 게임 오브 트론 피노누아(Game of Thrones Pinot Noir)는 프미미엄 피노 누아 생산지로 각광받는 미국 오레곤의 포도로 만듭니다. 10개월동안을 쉬르리(SurLees)로 숙성시켜 깊은 효모향이 느껴지고 약간의 흙내음, 바닐라, 향신료가 어우러지면서 강하고도 우아하게 다가옵니다. 프랑스 보르도, 북부론, 이탈리아 피에몬테와 같은 북위 45도인 오레곤은 화산토로 이뤄져 석회질과 칼슘이 풍부하고 4000년전 빙하가 녹으면서 생신 미줄라 호수 대홍수로 미네랄이 풍부하답니다. 또 일조량이 좋아 포도는 낮동안 아주 잘익고 일교차가 커 좋은 산도를 지닌 피노 누아가 탄생합니다. 피노 누아는 아주 섬세한 품종이라 재배하기 무척 까다롭죠. 하지만 공을 들여 키우면 장기 숙성이 가능한 강건함을 지니면서도 황홀한 향을 뿜어냅니다. 존 스노우는 겉으로는 여린 외모를 지녔지만 북부를 이끄는 통치력을 지녔고 한없이 따뜻한 인간애를 지닌 인물로 그려집니다. 철왕좌를 차지하려는 세속적인 욕심은 그에게 없죠. 나이트 킹에 맞서기 위해 대너리스와 힘을 합쳐 인류 구원에 나선 존 스노우의 인간애가 새로 싹튼 둘의 사랑과 함께 해피앤딩을 맞을 지 결말이 무척 궁금해지는군요.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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