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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기념공연’ 南 반쪽행사 … 北은 “엄중한 정세”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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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4-28 18:39:55 수정 : 2019-04-28 18: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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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회담현장서 한·미·중·일 공연 / 文대통령 “다 함께 가야 하기에 / 때론 천천히 오는 분들 기다려야” / 교황도 “평화의 시대 열리길” 축원 / 北조평통委, 비망록 형태로 성명 / “과거로 되돌아가려고 발악” 비난

4·27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은 27일 남북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날을 기념했다. 우리 정부는 판문점 일대에서 대규모 기념행사를 열었지만, 북한은 별도의 기념행사 대신 ‘엄중한 정세’를 언급하며 한·미 군사훈련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통일부는 서울시·경기도와 함께 27일 오후 7시부터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먼 길, 멀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을 주제로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정상회담 당시 주요 행사가 펼쳐졌던 군사분계선(MDL), 도보다리 등 현장 6곳에서 한국·미국·중국·일본의 유명 클래식 연주자와 대중음악 가수들이 다채로운 공연을 펼쳤다. 각국의 연주자들은 평화를 주제로 한 고전과 현대곡들을 연주하며 1년 전 그날을 상기시켰다.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에서 열린 4·27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를 시청하고 있다.
판문점=서상배 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영상 축전을 통해 “새로운 길이기에, 또 다 함께 가야 하기에 때로는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한다”며 “때로는 만나게 되는 난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 또 남과 북이 함께 출발한 평화의 길”이라며 “판문점 선언이 햇수를 거듭할수록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평화, 함께 잘 사는 한반도를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한반도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판문점선언 1주년이 모든 한국인에게 평화의 새 시대를 가져다주기를 기도한다”고 축원했다.

비슷한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러 정상회담을 마친 뒤 전용열차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으로 이동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 철도 관계자를 인용해 “오후 2시27분(한국시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오후 10시20분쯤 열차가 하산역에 도착했고, 뒤이어 11시10분쯤 국경에 해당하는 두만강 철교로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직접 성명 대신 대남 기구를 통한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1주년 행사를 갈음했다.

24일 연해주 남단 하산스키 하산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특별열차에서 하차하고 있다. 연해주 주정부 홈페이지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이날 비망록 형태의 성명을 내고 김 위원장의 치적을 치켜세운 뒤 “남조선의 반통일세력은 겨레의 지향과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기대에 역행하여 북남선언들에 대해 헐뜯어대면서 반목과 대결의 과거로 되돌려보려고 발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우리 민족 앞에는 조선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북남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가는가 아니면 전쟁의 위험이 짙어가는 속에 파국으로 치닫던 과거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그럼 통일이 그렇게 쉽게 될 거라 생각했단 말입니까?’ 지난 판문점회담 때 힘들다고 한숨 쉬던 제게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해주었던 말이 준비하는 내내 생각났다”고 토로했다. 탁 위원은 그러면서 “무거운 마음으로 준비한 공연이었다”며 “마냥 즐거워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절망할 수도 없는 그 가운데 어디쯤 담아 보려고 애썼다”고 소회를 밝혔다.

행사에 참여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우리끼리만 판문점 선언 1주년 행사를 하게 된 게 조금 씁쓸하다”며 “한·미 합동 공군훈련이 끝나고 나면 남북정상회담이라든지 고위급 접촉에 (북한이) 호응하는 자세로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조병욱·박현준 기자, 판문점=통일부 공동취재단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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