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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러 연차까지 냈어요”…극장가 덮친 어벤져스 열풍

입력 : 2019-04-24 10:00:00 수정 : 2019-04-23 21: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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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 한국서 전세계 최초 개봉 / 사전 예매만 200만명 넘어 / 원산지 미국 못지않은 인기 / 영화의 폭넓은 세계관·시리즈 간 연관성이 관객 몰입 이끌어

“어벤져스 보려고 연차 냈어요.”

 

직장인 김모(32)씨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보기 위해 회사에 연차를 냈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팬이라는 김씨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조금이라도 일찍 보고 싶은 마음에 개봉일 오전 시간대 영화를 예매했다”며 “11년간 나온 MCU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는 이번 영화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강모(29)씨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개봉하는 24일과 주말인 27일에 각각 사전 예매를 했다. 강씨는 “마블의 모든 영화를 2번 이상씩 관람했다”며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러닝타임이 3시간을 넘기 때문에 3∼4번 정도는 봐야 내용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어벤져스 : 엔드게임(Avengers:Endgame)' 아시아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린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형 안소니 루소 & 동생 조 루소 감독, 배우 브리 라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제레미 레너. 뉴시스

24일 국내에 개봉하는 MCU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열기가 개봉 전부터 뜨겁다.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지난해 국내에서 관객수 1121만명을 동원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후속작이자 어벤져스 시리즈의 4번째 영화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사전 예매는 2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한국에서 유독 뜨거운 MCU의 인기를 두고 “마블 특유의 세계관과 확장성, 영화 시장에 대한 관객들의 민감성 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화시장 잠식한 ‘어벤져스’…사전 예매만 200만명 넘어

 

23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사전 예매는 203만2204명에 달한다. 지난해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사전 예매량(122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다. 배급사인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는 “개봉 전 사전 예매량이 200만장을 넘은 것은 국내 개봉영화 사상 최초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전예매가 시작된 지난 17일 오후 6시에는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CGV와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랙스의 웹사이트와 앱 접속이 지연되기도 했다. MCU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CGV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은 객석이 624석에 달하지만, 24일 오전 7시30분부터 새벽 2시15분까지 전 좌석이 매진됐다. 개봉일 주요 상영관의 매진이 속출하면서 온라인 상에는 암표까지 등장했다.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개봉일에 영화를 단체관람하는 것으로 쟁의활동에 나선 노동조합도 있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은 24일 어벤져스 엔드게임 단체관람을 통한 쟁의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노조 측은 조합원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쟁의활동을 모색하다 단체관람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영화관람을 위해 245석의 상영관을 대여해 둔 상태로, 쟁의활동에 25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개봉하는 24일이 정부가 지정한 ‘문화가 있는 날’과 겹치면서 열기가 더해지는 모습이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인 문화가 있는 날 오후 5시 이후 상영하는 영화를 예매할 경우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높은 사전 예매율을 단순히 할인 효과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 영화계 전반의 평가다.  

 

◆MCU 특유의 세계관·확장성이 관객 호응 이끌어

 

MCU 영화의 인기는 해외에서도 높은 편이지만, 한국과 비교가 안 된다. MCU의 원작인 ‘마블 코믹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편임에도 영화에 대한 인기는 원산지인 미국 시장 못지않다. 그러다 보니 MCU도 한국 시장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직전에 개봉한 MCU의 ‘캡틴마블’은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했다. 영화 속 장면에 한국이 배경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2015년 개봉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서울이, 지난해 개봉한 ‘블랙 팬서’에는 부산이 각각 배경으로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MCU 영화의 폭넓은 세계관과 시리즈 간의 유기적 연관성이 관객들의 몰입을 이끈다고 설명한다. MCU는 지금까지 21편의 영화를 시장에 선보였는데, 각각의 영화가 다른 주인공을 내세우면서도 유기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지난해 4월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후속작 성격을 갖고 있지만, 그 사이 개봉한 ‘엔트맨2’나 ‘캡틴마블’이 엔드게임의 결말을 위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은 MCU의 특정 캐릭터만을 좋아하는 팬이라도 어벤져스 시리즈나 다른 마블 영화로의 유입을 이끄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MCU 영화에 녹아들고 있는 ‘다양성’도 관심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3월 개봉한 ‘캡틴마블’의 경우 MCU 최초의 여성 히어로 단독 주연의 영화로 페미니즘 열풍을 이끌었다. 지난해 개봉한 ‘블랙펜서’는 헐리우드에서 소수인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주연한 영화다. 

 

김형석 영화평론가는 “기존의 프랜차이즈 영화들은 속편이 나오더라도 흐름이 이어지지 않고 일직선적인 특징이 있었는데, 마블의 영화는 서로가 연결되어 하나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특징이 있다”며 “마블의 세계관이 넓어질수록 관객들의 몰입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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