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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열차 타고 러시아행… 북·러 국경 직접 통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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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4-19 18:00:00 수정 : 2019-04-19 17: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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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북·러 정상회담 4월 말 개최 공식 발표 / 장소는 블라디보스토크 유력 / 평양서 700km… 열차 이동할 듯

러시아 크레믈궁은 1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북·러 정상회담이 4월 말 개최된다고 공식 밝혔다.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 초청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4월 하반기에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며 “양국 정상이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측이 북·러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다만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북·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다양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일단 장소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가 유력하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러시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에 있는 극동연방대학이 유력시된다”고 전망했다. 극동연방대는 러시아가 매년 가을 세계 정상들을 초청해 개최하는 동방경제포럼이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러시아 현지 언론인 리아노보스티통신은 “극동연방대에서 일부 건물이 폐쇄되는 등 회담 준비 징후가 포착됐다”고 전했다. 

 

시기에 대해서는 일본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은 24∼25일쯤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26~27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에 참석한다. 베이징 방문에 앞서 김 위원장을 만나 북·러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동선이다. 

현재로는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로 블라디보스토크에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처음에는 전용기인 ‘참매 1호’를 이용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평양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700km 정도로 기차로 이동해도 하루가 채 걸리지 않는 거리다.  지난 2월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3500㎞ 거리를 60시간에 걸쳐 간 것에 비해서는 매우 짧은 거리다. 또 전통적으로 북한은 최고 지도자 이동 시 비행기보다는 열차를 더 선호해왔다. 비행기보다는 열차가 더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김 위원장의 집사 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블라디보스토크 기차역 주변 보안상황을 점검했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함에 따라 사실상 열차 이동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일본 도쿄신문은 “첫 공식 방문 장소로 모스크바도 검토됐지만, 평양에서 거리가 약 6400㎞로, 항공편의 경우 옛 소련제인 일류신 62를 개조한 전용기의 성능이 불안시됐다”고 전했다. 또 “블라디보스토크와 평양 간은 약 700㎞로 비행기로 1시간 반, 열차로 하루 남짓 걸려 북한이 이동조건을 우선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열차를 이용한다면 두 갈래 길이 있다. 북·러 국경을 그대로 지나쳐 가거나, 중간에 중국 지역을 거쳐 러시아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평양에서 출발한 열차는 함흥과 김책 등을 거쳐 북한 동해안을 따라 북상해 북·중·러 3국 접경 지역에서 중국 투먼(圖門)과 훈춘(琿春)을 거쳐 러시아로 들어갈 수 있다. 아니면 북한 라선지구와 러시아 하산을 연결하는 북·러 접경 철교를 통과해 곧바로 넘어갈 수도 있다. 평양과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거리는 약 700km 정도로, 시속 70km로 달릴 경우 10여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나 거리를 따질 경우 북·러 접경 철교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한 현지 소식통은 “현재 중국 쪽 투먼과 훈춘 지역에서의 특이 동향은 감지되고 있지 않다”며 “북한에서 바로 러시아로 연결되는 철교가 있는데 굳이 중국 지역을 통과할 이유가 있겠는가”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현재 중국도 대·미 관계가 불편하고, 일대일로 정상회의 준비로 정신이 없다. 북·러 철도가 연결돼 있는데 굳이 제3국을 경유해 불편을 초래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중국을 거쳐 러시아로 들어가는 길을 택해 가급적 중국과의 연대를 부각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중국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짧은 거리지만 중국 철길을 이용해 러시아로 들어갈 경우 중국과 러시아 모두 북한의 편이라는 점을 알리는 효과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또 이 노선은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러 때 전용열차로 이용했던 구간이어서 권력의 정통성 정통성을 보여주는 계기도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에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2011년 김정일 위원장이 시베리아 부랴트공화국 수도 울란우데를 방문해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 이후 8년 만이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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