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10분간 2골 폭발 손흥민 또 날았다

입력 : 2019-04-18 21:27:12 수정 : 2019-04-18 21:39:3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역대급 반전드라마’ / 맨시티와 7골 주고받는 난타전 / 토트넘,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 / 무려 57년 만에 4강 진출 성공 / 손, 한국선수론 세 번째 4강 무대 / UCL 통산 12골… 亞선수 최다골 / “미친 경기… 동료들 자랑스러워”

‘역대급 반전 드라마.’

18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맨체스터시티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을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말이다. 90분 동안 수없이 흐름이 바뀌는 명승부가 지켜보는 이들을 숨막히게 했다. 특히 새벽에 눈을 비비며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본 한국 축구팬들은 이날을 평생 기억할 듯하다. 세계인들이 열광한 이 명승부의 주인공이 바로 대한민국의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27)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한 토트넘은 2차전에서는 맨시티와 7골을 주고받는 난타전을 펼치며 3-4로 졌지만 1, 2차전 합계 4-4로 비겼고, 결국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1차전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도 2골을 터뜨리며 승부의 중심에 섰다.

손흥민(가운데)이 18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UCL 8강 2차전에서 자신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점프하며 환호하고 있다. 맨체스터=로이터연합뉴스

이 경기에서 수없이 표정을 바꿨던 승부의 여신이 처음으로 미소를 지은 것은 토트넘이 아닌 맨시티였다. 전반 4분 만에 맨시티의 라힘 스털링(25)이 골을 터뜨리며 순식간에 1, 2차전 합계 스코어 1-1을 만들었다. 토트넘은 1차전 90분 혈전으로 어렵게 얻어온 리드를 단 4분 만에 원점으로 돌렸다. 여기에 경기 장소는 맨시티의 홈구장. 관중들의 일방적 응원 속에 둘러싸인 토트넘은 초반 기세는 물론 승부 전체를 넘겨줄 위기에 처했다.

이때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주포 해리 케인(26)의 부상 결장 속에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실점 3분 만인 전반 7분 다시 달아나는 골을 터뜨렸다. 델레 알리(23)의 패스가 맨시티 수비수의 발을 맞고 흐르자 이 볼을 달려들어 잡아내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논스톱 오른발 슛을 때려 골로 연결했다. 기세가 오른 손흥민은 3분 만에 또다시 득점을 만들어냈다. 전반 10분 루카스 모라(27)와 크리스티안 에릭센(27)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역전골을 꽂았다. 맨시티에 눈길을 줬던 승리의 여신이 손흥민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경기는 순식간에 토트넘의 흐름으로 반전됐다.

그러나 올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노리는 맨시티는 역시 강호였다. 득점을 위해 무리한 속공에 나서는 대신 침착하게 특유의 패스축구를 구사하며 토트넘을 압박하기 시작했고, 결국은 상대를 다시 무너뜨렸다. 손흥민의 득점이 나온 지 불과 1분 만인 전반 11분 베르나르두 시우바(25)가 골을 뽑아냈고, 전반 21분에는 스털링의 멀티골까지 나오며 야금야금 토트넘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결국 후반 14분 맨시티의 세르히오 아궤로(31)가 이날 맨시티의 네 번째 골을 터뜨리며 1, 2차전 합계 스코어 4-3으로 승부를 뒤집어냈다. 경기가 이대로 끝나면 맨시티가 극적으로 4강에 진출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손흥민이 18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UCL 8강 2차전에서 전반 초반 팀의 첫 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맨체스터=EPA연합뉴스

그러나 손흥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과감한 돌파를 이어가며 자칫 침체할 수 있었던 선수단을 지탱했다. 이 헌신이 빛을 발해 후반 28분 기적적인 재역전 골이 나왔다. 키어런 트리피어(29)의 코너킥을 후반 교체 투입된 페르난도 요렌테(34)가 몸으로 밀어넣었다. 일견 핸드볼 반칙으로도 보이는 장면이었지만 비디오판독(VAR)까지 이루어진 끝에 토트넘의 골로 인정됐다. 다만 경기는 마지막 또 한 번의 반전을 숨겨놓고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에 맨시티의 아궤로가 또 한 번의 재역전을 만드는 골을 성공시킨 것. 그러나 VAR 끝에 이번에는 오프사이드에 의한 노골로 선언되며 최종 승자는 토트넘이 됐다. 만약 올시즌 16강전부터 VAR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최종 승자는 맨시티가 됐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하늘은 끝내 맨시티가 아닌 손흥민과 토트넘에 UCL 4강행이라는 값진 선물을 안겼다. 손흥민은 경기 뒤 “정말 미친 듯한 경기였다. 팀 동료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며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1961~1962시즌 UCL의 전신인 유러피언컵 4강 이후 무려 57년 만에 유럽 클럽축구 최강을 가리는 4강 중 한 자리를 차지했다. 손흥민은 박지성, 이영표에 이어 UCL 4강에 오른 세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아울러 이날 두 골을 뽑아내며 UCL 통산 12골로 막심 사츠키흐(우즈베키스탄·11골)를 제치고 아시아 선수 UCL 최다골 기록 보유자 자리에까지 올라섰다.

한편 리버풀은 같은 시간 포르투갈 포르투 에스타디오 도 드라강에서 열린 포르투와의 2차전 원정 경기에 나서 4-1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리버풀은 1, 2차전 합계 6-1로 여유 있게 2년 연속 4강행을 결정 지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