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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논현동 ‘고시원 살인사건’과 판박이

입력 : 2019-04-17 19:25:15 수정 : 2019-04-17 19: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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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특정 다수에 분노 폭발 ‘묻지마 범죄’ / 커피숍·길가 등 장소 안 가리고 범행 급증
진주 아파트 방화·살해 혐의를 받는 안모(42)씨가 17일 오후 경남 진주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경남 진주에서 발생한 ‘묻지마 살인’은 11년 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고시원 살인 사건과 판박이였다. 당시 범인은 ‘나를 무시한다’며 방화 후 이웃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불특정 다수에게 분노를 폭발시키는 묻지마 범죄는 매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008년 10월 논현동 한 고시원에서 5년째 살던 정상진(당시 30세)씨는 3층 자신의 방에서 침대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사람들이 놀라 뛰쳐나오자 정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로 무자비하게 공격했다. 이 사건으로 6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17일 오전 경남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방화·흉기 난동 사망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현장에서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정씨는 예비군 훈련에 참가하지 않아 부과된 벌금 150만원과 고시원비, 휴대전화 요금 등을 못 내게 되자 “세상이 나를 무시한다. 살기가 싫다”며 ‘묻지마 살인’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경찰 조사 등에서 “2005년부터 살인을 준비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말해 전부터 범죄 의지를 길러왔음을 시사했다. 정씨는 이듬해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대검찰청 2018 범죄분석에 따르면 묻지마 범행으로 볼 수 있는 우발적·현실 불만으로 인한 살인사건은 2015년 37.7%(401건), 2016년 38.8%(403건), 2017년 41.9%(428건)로 매년 비중이 늘고 있다.

지난달 8일 울산시 울주군의 한 양로원에서는 70대 노인이 다른 노인 4명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건물 밖으로 몸을 던져 숨졌다. 지난달 25일 부산 한 대학교 앞 커피숍에서는 21살 남성이 갑자기 흉기를 꺼내 책을 보던 20세 여성을 찔렀다. 이 남성은 “주변 사람들이 나를 미워하고 비웃는 데 불만을 가졌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10월 경남 거제에서는 20세 남성이 선착장 길가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5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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