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김학의 수사단’이 수사의 핵심인물 건설업자 윤중천씨를 체포함에 따라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성범죄 의혹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17일 오전 영장을 발부 받아 윤씨를 사기 등 혐의로 체포하고, 서울동부지검 청사로 압송해 조사 중이라고 같은 날 밝혔다.
수사단은 윤씨가 중천개발산업을 운영하면서 벌인 서울 용두동 ‘한방천하’ 상가 부실시공 및 분양사기 혐의와 건설업체 대표 당시 벌였던 개인 비리 혐의를 포착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씨 사업 관련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면 윤씨와 김 전 차관 사이에 오간 뇌물 의혹의 단서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앞서 윤씨는 2013년 검·경 수사에서 김 전 차관과의 연관성을 부인했으나, 최근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에서 김 전 차관과 금품거래를 인정하는 듯한 진술을 했다.
수사당국이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 혐의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윤씨의 구체적 진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윤씨는 2008년 3월 자신이 소유한 강원 원주 별장에서 김 전 차관을 비롯한 유력 인사들에게 성접대를 제공한 의혹도 받는다.
윤씨는 2013년, 2014년 두 차례 수사 때 모두 김 전 차관을 잘 모른다며 성접대·뇌물수수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5년 만에 다시 수사 대상이 된 김 전 차관은 여전히 “(별장 성범죄) 동영상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 15일 방영된 공중파 방송 인터뷰에서 윤씨는 ‘별장 성범죄’ 동영상 속 등장인물에 대해 “김 전 차관과 비슷하다”고 답한 바 있다.
이에 수사단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윤씨 발언 내용의 사실 관계를 따져본다고 밝혔고, 윤씨 진술 신빙성이 향후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수사단은 지난 4일 경찰청 포렌식센터와 김 전 차관 거주지, 윤씨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 수색했다. 또 윤씨 동업자와 5촌 조카, 강원 원주 별장 관계자 등 윤씨 주변 인물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수사단은 이르면 이날이나 오는 18일쯤 윤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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