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소득창출 지원·편의시설 구축… 청년 유입 늘린다 [지방기획]

입력 : 2019-04-11 02:00:00 수정 : 2019-04-10 21:34:5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인구절벽 해소 팔걷은 경북도 / ‘30년 내 소멸 위기’ 11곳 중 7곳 포함 / 젊은 인구 유인 통한 성장 필요성 절실 / 소멸 위험 지수 1위 의성군 안계면에 / 청년 일자리·주거 갖춘 시범마을 조성 / 스마트팜·예술촌 건립 생산활동 도와 / 도시 수준 보육·의료·교육체계도 구축

경북도가 인구 유출에 따른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경북도에서는 연평균 6500여명의 청년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앞으로 30년 이내 소멸할 가능성이 높은 기초자치단체 상위 11곳 중 7곳이 경북에 있는 것으로 예상될 정도다. 경북 농어촌은 고령화와 저소득, 시설 노후화에 따른 생활여건 악화를 겪고 있으며 농가 경영주 가운데 40세 이하가 2.1%(2017년 말 기준)에 불과할 정도로 청년층이 줄었다.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에만 의지할 수 없다는 게 경북도의 판단이다. 지방 차원의 노력이 더해져 ‘청년유입→농어촌 활성화(성장)→지방소멸 극복’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령화한 농어촌 인구 구조를 청년층 위주로 재구성하고 농어촌 소득증대를 위한 혁신적인 시도가 필요한 때이다.

◆이웃사촌 시범마을 조성

경북도가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만든 대책이 ‘시범마을 조성’이다. 인구 소멸 위험지수 1위인 의성군 안계면 일원에 청년 일자리와 주거단지, 복지체계 등이 두루 갖춰진 청년 마을을 만든다는 내용이다. 도시 청년들의 귀농·귀촌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한 공간에 여러 지원정책을 집중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보자는 취지다. 청년들에게도 농촌에서의 대안적인 삶을 모색해 볼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시범마을 사업의 핵심은 청년 일자리 창출로 2022년까지 식품산업과 관련한 특화농공단지를 조성하고 식품산업 기업을 유치해 청년들의 취업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도는 또 올해 말 완공 예정인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중심으로 반려산업을 활성화해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반려동물 문화센터는 반려동물 야외놀이 공간으로 펫 카페, 산책로, 펫 놀이터, 도그풀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북 의성군에 설치된 출산통합관리지원센터에서 어린이들이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수업을 받고 있다.

◆청년들의 취농·창농과 문화예술 창업 지원

경북도는 소득활동을 할 수 있는 생산수단(스마트팜, 청년예술창고 등)을 만든 뒤 청년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연말까지 70명 이상의 청년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도는 우선 1㏊ 규모의 연동형 스마트팜 4개 동을 지어 월급 받는 청년 농부를 육성한다. 현재 서류 모집과 면접 전형을 마치고, 최종 입주대상자를 선발 중이다. 선발된 청년들은 3~4개월간 스마트팜 전문기술 교육을 이수할 예정이다. 올 9월에 스마트팜 준공 및 작목 입식이 이뤄지면 11월부터 내년 5월까지 고설딸기를 수확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청년들에게는 9월부터 월 200만원 정도의 훈련수당이 지급될 예정이며 1~2년의 실전훈련을 거친 뒤 독립해 창농(농촌창업)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도의 목표다.

도는 지난해 11월 경북대, 안동대와 업무협약을 체결, 올 1학기부터 이웃사촌 시범마을을 무대로 한 창농 교과목을 개설해 예비창농인에 대한 홍보 유치를 강화한다.

안계예술창작촌에는 개인공방과 더불어 공장식 대형 작업장을 함께 설치할 예정이다. 개인이 쉽게 구비할 수 없는 고가 또는 대형기기를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청년 예술가들의 소득활동을 돕는다. 특히 도는 안계예술창작촌 사업을 총괄할 전문가를 공모로 선발해 개인공방 조성, 공장식 대형 작업장 설치, 청년 예술가 모집, 예술품 판로 확보 등에서 시행착오를 줄인다. 이를 통해 조각·공예·디자인 분야의 창업 물꼬를 튼다는 계획이다.

도는 각각의 세부사업을 측면지원하기 위한 인력확보 활동도 병행한다. 이미 3월 초 중간지원기관이 문을 열어 외부에서 유입되는 청년들의 지역정착을 돕고 있다. 중간지원기관 책임자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마을 만들기 전문가인 유정규 박사(서울시 지역상생교류사업단장)가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도는 이른 시일 내에 청년들을 위한 주거공간도 확보할 방침이다.

도는 스마트팜을 임대받을 청년들에게는 스마트팜 내에 주거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문화예술 등 다른 창업 활동을 하는 청년을 위해서는 의성군 안계면 일대에 1인용 목조주택 제작, 스틸하우스 공급 등을 추진한다. 기존 안계면 빈 여관을 리모델링해 청년 공동주택도 짓는다. 특히 6평 규모의 1인용 목조주택은 청년 3명이 3~4주면 직접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청년들의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2022년까지 100~150가구의 청년 임대 주택단지를 조성한다. 이후 기업유치, 특화농공단지 조성, 청년유입 등 수요에 맞춰 최종 200~300가구를 건설하는 것이 이웃사촌 청년 시범마을의 목표다.

◆복지체계 등 생활여건 개선

농촌에서 도시 수준의 편의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경북도의 목표다. 2020년 안계면 도시재생 국비 공모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미 의성군 도시재생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도시재생 주민대학 등 주민협의회도 1분기 중 구성될 예정이다.

더불어 ‘3·6·5 생활권’을 구축한다. ‘3·6·5 생활권’은 30분 이내에 보육 및 의료체계, 60분 이내에 문화 교육체계, 5분 이내에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보육 수요에 맞춰 국공립 어린이집 1개 소를 추가 개소하고, 초등학교 저학년 방과 후 돌봄 터를 만들 예정이다. 특히 지난 2월 의성군 안계면에 ‘출산지원통합센터’가 개소하면서 장난감 대여, 베이비카페 등이 마련돼 의성 서부지역의 보육환경이 개선될 전망이다.

2021년까지 소아청소년과, 분만산부인과, 응급의료 등 3대 필수 의료체계를 갖추기 위해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을 추진한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2월 초 안계초등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해 우수 교원 유입을 위한 장치를 만들었으며 올 3월에는 안계초를 ‘경북형 예비 미래학교’로 지정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 산적한 과제도 많다. ‘이웃사촌 시범마을 조성사업’의 성공이 쉽지만은 않다. 생계를 해결할 일자리(소득수단)가 전제돼야 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가진 청년 활동가들이 유치돼야 한다. 더불어 제1호 시범마을에서 끝나지 않도록 확산이 가능한 모델도 만들어야 한다.

경북은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고 있다. 지방분권 흐름이 강화되는 가운데 지방소멸 위험은 커지고 있다. ‘이웃사촌 시범마을’ 조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안동=전주식 기자 jschu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