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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만에 고개 숙인 보잉 "737 맥스8 참사는 기체 결함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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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4-05 18:06:23 수정 : 2019-04-05 18: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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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CEO, 에티오피아 정부 발표에 공식 사과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보잉사가 마침내 737 맥스 여객기의 결함을 인정했다. 18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 참사 이후 약 6개월 만,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승객 157명 전원이 사망한지 약 한달 만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에티오피아 정부가 추락사고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성명을 내고 두 번의 추락사고 간 유사성을 인정했다. 그는 “예비보고서를 보면 (에티오피아 항공 302편은) 라이온에어 610편이 비행하던 때처럼 잘못된 받음각(angle of attack) 정보가 입력되는 바람에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활성화됐다”고 말했다.

 

받음각이란 기체와 앞에서 불어오는 바람 사이의 각도를 말한다. 비행기는 이륙 후 점차 각도를 높이면서 고도를 상승시키는데, 비행 속도가 너무 느리거나 받음각이 지나치게 가파르면 공기의 저항 때문에 실속(失速·stall) 위험이 생긴다. 보잉 737 맥스 항공기에 장착된 MCAS는 센서를 통해 입력된 받음각 정보를 통해 실속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면 자동으로 기수를 낮추게 된다. 결과적으로 두 여객기 참사는 받음각 센서 오류가 MCAS 오작동으로 이어진 탓에 기수가 저절로 지면을 향해 낮춰지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라이온에어 사고기 조종석음성녹음장치(CVR) 조사결과 등을 보면 해당 여객기 조종사들은 이럴 경우 MCAS와 연동된 항공기 자세제어장치를 수동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직접 매뉴얼을 뒤져 봤는데도 급강하 현상이 멈추지 않자 마지막 순간 신에게 기적을 호소하는 기도를 하기도 했다.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CEO.
AFP연합뉴스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추락 당시에는 조종사들이 보잉사의 비상지침에 나오는 절차를 반복적으로 수행했지만 항공기를 통제할 수 없었다는 예비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다그마윗 모게스 에티오피아 교통부 장관이 밝혔다. 미국 CNN방송이 입수한 예비보고서에 따르면 두 조종사는 이륙 직후부터 거의 6분 동안 기수를 위로 올리기 위한 일련의 절차를 수행했다. 기체 상승·하강 자동 조절 장치를 끄고 수동으로 조작했으며, 기장은 부조종사에게 모두 세 차례 “풀 업”(위쪽으로)이라고 외쳤다. 잠시 동안 비행기는 조종사들 뜻대로 움직이는 듯했다. 그러나 5초 뒤 기체는 다시 한번 기수를 아래로 향하며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한 737 맥스 여객기 조종사는 CNN에 “비행기가 너무 빨리 움직여서 수동으로 바로잡기엔 물리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뮬렌버그 CEO는 잇단 737 맥스 항공기 사고가 사랑하는 가족, 친구를 잃은 이들을 비탄에 빠뜨린 점을 인정했다. 이어 “MCAS 기능의 잘못된 활성화 위험성을 제거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라며 “의도치 않은 MCAS 활성화가 재발하지 않도록 보잉은 관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계획을 세우고 있다. 737 맥스 조종사들에 대한 종합 및 보충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737 맥스의 근본적 안전성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제이슨 골드버그 미국 조종사협회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잠재적 해결책이 너무 서둘러 진행되지 않고 철저히 점검되기를 조심스럽게 희망한다”며 “737 맥스 항공기가 이제 준비가 됐다고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만족할 수 있을 때에만 이 기종은 다시 하늘을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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