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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사건 들췄더니 성범죄·마약 … ‘판도라의 상자’ 열리다

입력 : 2019-04-02 18:23:53 수정 : 2019-04-02 22: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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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대형 스캔들’ 됐나 / 클럽 직원의 손님 폭행이 단초 / 경찰 유착·연예인 일탈 드러나 / 성관계 몰카에 국민 분노 폭발 / 제기된 의혹마다 사실로 확인 / 아레나 등 다른 클럽에도 ‘불똥’ / 단톡방에 있던 로이킴 소환 방침

손님과 직원 간 폭행 사건에서 촉발된 ‘버닝썬’ 사태는 ‘게이트’급으로 비화됐다. 2일 현재 이 사태로 구속된 인물은 성범죄(불법촬영물 유포)에 연루된 연예인 정준영(30)씨와 버닝썬과 경찰 간 금품을 전달한 것으로 의심받는 전직 경찰 등 13명이다. 구속자 수가 많지 않고 연루된 권력 고위층이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이 사태를 게이트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이유는 경찰과 클럽 간 유착, 연예인의 일탈,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직적 범죄 등 각종 의혹이 속속 사실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마약 유통 및 성범죄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유명 클럽 ‘버닝썬’(왼쪽 사진)과 강남의 다른 클럽 아레나(오른쪽) 입구 모습. 이번 사태로 버닝썬은 영업을 중단했으며 아레나는 최근 압수수색을 받았다. 뉴시스

버닝썬 사태의 시작은 작은 사건이었다. 김상교(29)씨가 버닝썬에서 클럽 직원으로부터 지난해 11월 말 폭행당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도리어 경찰관으로부터 폭행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12월14일에 올린 인터넷 게시글이 시작이었다. 이 글은 올해 1월 말 한 방송사가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보도하면서 단숨에 대중의 이목을 끄는 사건으로 번졌다. 석연찮은 경찰의 초동조치와 버닝썬에서 각종 마약, 성범죄가 만연했다는 제보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버닝썬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가 버닝썬의 사내이사로 있었던 점도 유착이 의심되는 배경으로 거론됐다.

 

사태가 커진 건 이런 의혹들이 하나씩 사실로 확인되면서부터다. 지난해 7월 버닝썬에서 미성년자가 출입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영업정지 처분을 받지 않은 과정에 경찰 로비가 시도된 정황이 포착됐다.

강남경찰서에 재직했던 전직 경찰 강모(44)씨가 버닝썬 대표로부터 로비 명목으로 2000만원을 받은 혐의가 소명돼 지난달 15일 구속됐다. 유착 의혹은 강남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승리와 정씨, FT 아일랜드의 최종훈(29)씨가 속한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부터 각종 도움을 받았다는 대화가 공개되면서 사정당국 고위층 연루 의혹마저 불거졌다. 승리와 정씨 등이 대화방에서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영상물을 유포한 사실은 대중의 분노를 부채질했다. 이들이 불법 촬영한 동영상이나 사진을 공유하는 데 사용된 카톡 대화방은 총 23곳으로, 참여한 인원은 16명에 달한다. 경찰에 입건된 인물은 승리와 최씨를 포함한 7명이다.

정씨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대화방에 함께 있던 가수 로이킴(본명 김상우·26)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특히 승리는 국내외에서 해외 투자자 등에 성접대를 한 정황이 드러나 입건됐다. 김윤하 대중문화 평론가는 “버닝썬 사태는 최근 1~2년 사이 한국 사회에서 문제점으로 거론된 몰카 유포, 클럽의 잘못된 성문화가 엮여 확산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버닝썬 사태는 여전히 ‘종착역’이 보이지 않는다. 경찰 수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데다 ‘아레나’ 등 다른 클럽의 탈세 의혹 등 새로운 사건이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레나는 버닝썬보다 더 큰 비리가 있을 것이란 의혹을 받는 곳이다.

아레나의 실소유주로 160억원대 조세포탈 혐의로 지난달 26일 구속된 강모(46)씨는 지난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국세청 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경찰은 아레나의 회계장부를 확보, 구청과 소방 등에 클럽 측이 금품을 건넨 정황을 잡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아레나가 2014년부터 4년 동안 명품건전클럽으로 지정되는 등 강남구청 등으로부터 특혜를 받았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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