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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호시절에… 석유화학 업계 혁신 고삐 조인다

입력 : 2019-04-02 21:22:56 수정 : 2019-04-02 21: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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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마다 사업구조 잇단 재편 / SK이노베이션, 자회사 출범시켜 / 배터리·영상표시장치 공략 채비 / LG화학, IT 등 미래먹거리 겨냥 / ‘첨단소재 사업본부’ 신설 주목 / 듀폰社 ‘솔러블 올레드’ 기술 인수

최근 슈퍼사이클(초호황)이 마무리되고 다운사이클(불황) 진입을 앞두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가 혁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필요하면 수장도 교체하고 분할합병을 통해 사업 구조도 과감히 개편해나가고 있다. 에너지 강자인 대형 정유사들은 사업 다각화, 비정유 사업 확대를 명분으로 업역을 넓혀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월초부터 ‘소재’를 차세대 먹거리로 삼으려는 사업구조 재편이 잇따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소재 사업을 물적 분할한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이날 공식 출범했다. 지분은 100%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독자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배터리, 영상표시장치, 정보통신기기 관련 소재를 다루는 글로벌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을 표방한다. 초대 대표이사 사장에는 ‘신사업 육성 전문가’인 유공 출신 노재석 SK이노 소재사업 대표가 선임됐다. SK이노의 활발한 사업 다각화 행보를 반영하듯 자회사는 벌써 6개로 늘었다.

 

LG화학도 전날 기존 4개 본부·1개 부문을 4개 본부로 바꾸는 개편을 단행했다. 이 역시 핵심은 ‘첨단소재 사업본부’ 신설이다.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은 “첨단소재 사업본부를 석유화학, 배터리 사업에 이어 제3의 성장축으로 적극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 조직은 자동차, IT(정보기술), 산업소재 등 ‘미래 시장과 고객’이 사업 타깃이다. 앞서 LG그룹은 사상 처음으로 외부인사인 신 부회장을 영입해 혁신을 예고한 바 있다.

핵심 원료와 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LG화학은 이날 미국 듀폰 사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 플랫폼인 ‘솔러블 올레드’(Soluble OLED)의 재료기술을 인수했다. 물질·공정 특허 540여건은 물론 연구·생산설비 등 유형자산 일체가 인수 대상이다. 솔러블 올레드는 OLED 패널 공정에서 용액을 직접 분사해 패널을 양산하는 ‘잉크젯 프린팅’ 기술이다. 기존 제조법보다 재료 손실은 줄이면서 색 재현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향후 5년 내에 양산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LG 측은 전했다. 인수액은 2000억원대로 알려진다.

 

SK이노는 이날 중국 최대 리튬 생산업체인 톈치(天齊)리튬과 수산화리튬 약 5만t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LG화학도 지난해 중국 장시(江西) 간펑리튬, 캐나다 ‘네마스카 리튬’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수산화리튬은 한번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차세대(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원료다.

 

한화케미칼처럼 범용제품 일변에서 벗어나 고부가 특화제품에 집중하는 곳도 있다.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고 수요가 안정적인 데다 수익성까지 좋기 때문이다. 이런 다양한 노력은 새 먹거리를 발굴하는 한편 불황에 정공법으로 대응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석유화학사들은 지난 4분기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외적인 성장은 했지만 에틸렌 가격이 하락하며 수익이 크게 나빠졌다. 마진(에틸렌-납사 스프레드)은 작년 4분기 평균 t당 421달러까지 주저앉았다가 다소 회복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주자들 행보를 보면 정유사인지 석유화학회사인지 화학회사인지 구분이 어렵다”며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 호황에서 번 돈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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