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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촌 연계해 스포츠 테마타운으로

입력 : 2019-04-04 02:00:00 수정 : 2019-04-03 21: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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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선수들의 요람’ 진천군 / 159만㎡ 부지… 태릉선수촌의 3배 규모 / 세계 최대 종합스포츠 훈련 시설 갖춰 / 郡, 민간자본 등 유치해 개발 사업 박차 / 헬스센터 등 국내 최대 스포츠파크 조성 / 주변 난개발 방지위해 정부 대책 절실
선수촌 조감도

충북 진천에 ‘국가대표 선수촌’이 둥지를 틀었다. 서울 ‘태릉선수촌’의 대체 시설이다.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많은 종목 선수를 수용할 수 있는 스포츠 시설이다. 이 선수촌은 평창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훈련 모습이 알려지면서 ‘남북 화해와 평화의 현장’이라는 국제적인 명성까지 얻었다.

진천선수촌 주변에 모텔과 원룸, 축사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선수촌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국가대표 선수들과 대한체육회 관계자 등이 반발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만으로는 규제할 방법이 없는 현실이다. 충북도와 진천군은 난개발을 막기 위해 선수촌과 연계해 이 일대에 ‘스포츠 테마타운’을 조성할 계획이어서 정부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세계 최대 종합스포츠시설 완공

진천선수촌은 2017년 9월27일 문을 열었다.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 159만4870㎡ 부지에 지어진 선수촌은 시설과 규모에서 세계 최대 종합 스포츠 훈련 시설이다. 태릉선수촌의 3배 규모다. 총 513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2009년 착공 후 1, 2단계로 나눠 8년 만에 완공됐다. 숙소 8개 동 823실과 21개 훈련 시설을 갖춰 35개 종목 1150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훈련할 수 있다.

 

진천선수촌은 세계 최초로 육상·수상·빙상 훈련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을 갖췄다. 수영센터는 국제규격을 갖춘 풀(길이 50m, 가로 2m) 10개를 포함해 아티스틱 스위밍·수구·다이빙 풀을 따로 갖췄다. 테니스장은 케미컬 코트 4면을 갖춘 실내 테니스장과 케미컬 6면, 클레이 4면이 있는 옥외 테니스장으로 나뉘어 있다. 복싱·태권도·유도 등 투기 종목을 모아 놓은 필승관에는 가림막이 설치돼 남녀 선수들이 따로 훈련할 수 있다.

세계 최강의 선수를 키워내는 양궁장은 실내 4개 사로와 실외 16개 사로로 구분돼 있다. 빙상장은 컬링·아이스하키·쇼트트랙을 각각 할 수 있는 독립된 빙면이 조성돼 있다. 사이클 벨로드롬은 관중석까지 갖춰 대회를 치를 수 있고, 관중석을 빙 돌아서 만든 350m의 트랙에서 러닝 훈련을 할 수 있다.

잘 갖춰진 야구장은 여자대표팀과 소프트볼 대표팀이 주로 사용한다. 사격장은 10m·25m·50m 경기장마다 60개의 사대와 전자표적을 구비하고 있어 국제대회 개최도 가능하다.

선수촌 내 웨이트트레이닝장. 진천군 제공

웨이트트레이닝장은 이 선수촌의 심장이라 할 수 있다. 입구에서 맞은편 끝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트레이닝장은 모두 4개 존으로 구성 첨단 트레이닝 장비를 갖추고 있다. 400명이 한꺼번에 운동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이다.

부대·지원시설도 최고급이다. 선수 숙소인 화랑관은 지하 1층, 지상 15층 규모로 최신 아파트를 능가하는 설비를 자랑한다. 편의시설로는 노래방·당구장·영화감상실·컴퓨터실·북카페 등을 배치했다. 200명을 수용하는 게스트하우스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을 돕는 파트너들이 묵는 곳이다. 선수식당은 60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으며 신선한 최고급 재료로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 한 끼 재료비만 9000(아침)∼1만5000원(점심)이다. 최첨단 의료장비를 갖춘 메디컬센터와 스포츠과학센터는 태극전사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지원한다.

충북 진천군 광혜원면의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입구에 건물이 신축 중이다. 이곳에는 충북도와 진천군이 ‘스포츠 테마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진천군 제공

◆‘스포츠 테마타운’ 조성에 박차

충북도와 진천군은 난개발을 막기 위해 국가대표 선수촌과 연계해 국내 최대의 ‘스포츠 테마타운’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국가대표선수촌 일대 60만㎡의 터에 스포츠 헬스 과학센터와 재활센터, 스포츠 인력개발센터 등을 갖춘다. 한국 스포츠과학교육원, 선수촌 홍보관, 스포츠 공원, 야구장, 익스트림 스포츠 경기장도 들어선다.

군은 민간자본을 유치, 워터파크, 컨벤션 호텔, 스포츠 아웃렛도 지어 국내 최대 스포츠 파크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사업비는 3002억원으로, 국비와 지방비가 각각 728억원과 458억원, 민간자본은 1816억원으로 예상된다.

진천군은 2016년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진천선수촌 연계 스포츠 테마타운 기본구상, 타당성 연구용역을 했다. 분석결과 경제성은 있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이 사업의 소관 부처인 문화관광부는 ‘사전 미협의 사항’과 ‘선수촌 외부 장소’라는 이유를 들어 사업 대상에서 번번이 탈락시켰다.

군은 다시 지난해 국회를 통해 타당성 조사 용역비 1억원을 확보해 군비, 도비 총 3억원을 들여 새로운 기본구상과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다. 군은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문화체육관광부에 예비타당성 조사 심사를 재신청할 예정이다.

난개발로 미관을 해치는 선수촌 입구

◆선수촌 입구에 축사와 모텔 등 난립

2012년부터 선수촌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축사와 모텔,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음식점 등이 잇따라 들어서 경관과 미관을 해치고 있다. 선수촌 조성이 한창이던 2014년에는 국가대표 선수들과 대한체육회 관계자 900여명이 진천군과 군의회에 진정을 내며 선수촌 정문 앞 모텔 건축을 막아달라고 했다. 하지만 모텔은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거쳐 끝내 건축허가가 승인된 바 있다. 이미 11곳도 건축물을 완공해 사용 중이다. 1곳의 판매시설은 건축신고를 마쳐 언제든 건축할 수 있는 상황이다. 관광호텔 등 4개 시설은 진천군의 불허로 제동이 걸렸지만 일부 토지 소유주들은 이에 불복해 행정심판 청구 등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진천군은 중앙부처의 소극적인 태도로 스포츠 테마타운 사업이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진천군 관계자는 “매번 선수촌에 입소하는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주변 환경 때문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면서 “난개발 문제를 해소할 유일한 대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상생할 수 있는 스포츠 테마타운 조성 사업”이라고 말했다.

 

진천=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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