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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후손 "나경원 '반민특위 발언'은 토착왜구 행태, 의원직 사퇴하라"

입력 : 2019-03-23 16:56:26 수정 : 2019-03-24 21: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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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지난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반민특위 발언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로 국민이 분열됐다’고 언급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지난 22일 나 원대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실망감을 넘어 토착왜구와 같은 행동”이라고 꼬집으며 규탄하고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독립유공자 후손들 20여명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손658명의 실명으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유공자 후손 측은 “반민특위의 숭고한 활동을 왜곡하고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국민들에게 상실감을 안겨준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원직을 사퇴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유공자 후손 측은 “친일파 이완용이 3월 1일 전 국민적 독립항쟁을 무산시키고자 이를 ‘몰지각한 행동’, ‘국론 분열’이라고 한 것처럼 나경원이라는 몰지각한 정치인이 이완용이 환생한 듯한 막말과 행동을 일삼고 있다”며 “강력히 응징하고 규탄하고자 한다”고 저격했다.

 

 이들은 “우리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은 나경원의 의원직 사퇴와 함께, 자유한국당의 입장을 밝혀줄 것을 황교안 대표에게 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위원장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방 후에 반민특위로 인해서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거 모두 기억하실 것”이며 "또다시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해주실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반민특위는 1948년 8월 헌법에 따라 일제 강점기 친일파의 반민족행위를 조사하고 처벌하기 위해 설치한 특별위원회다. 국권 강탈에 적극 협력했거나 일제 치하의 독립운동가 등을 박해한 자 등을 처벌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으나 친일파와 결탁한 당시 이승만 정부의 방해 등으로 1년만에 와해 됐다.

 

역사학계 쪽에선 해방 후 첫 번째 있었던 친일청산의 주체적 노력으로 평가 받는 반민특위 활동을 나 원내대표가 마치 ‘국민 분열’의 원인으로 묘사한 것이다.

 

이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당은 나 원내대표의 역사인식관을 지적하며 “친일파임을 스스로 고백했다”고 저격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제1야당 원내대표에 대한 친일매도가 도를 넘었다”고 받아쳤다. 역사학계도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을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라며 국회징계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15일 평화민주당은 나 원내대표의 ‘반민특위’발언을 두고 “토착왜구 나경원을 반민특위에 회부하라”고 논평했다. 평화당은 이어 “한국당은 명실상부한 자유당의 친일정신, 공화당, 민정당의 독재 DNA를 계승하고 있다”라며 “국민을 분열시킨 것은 반민특위가 아니라 친일파들이었다”고 지적했다.

 

18일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나 원내대표가 “토착왜구 세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시 지적했다. 이에 ‘토착왜구’라는 수식어가 주요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내리며 큰 관심을 받게 되자 ‘토착왜구’뜻에 누리꾼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 원내대표를 둘러싼 ‘토착왜구’에 대한 설명 글을 올렸다.

 

그는 1910년 대한매일신보에 실린 기사 중 ‘토왜천지(土倭天地)'라는 글을 제시했다. 이어 전 교수는 “토왜라는 단어는 누가 창안했는지는 모르나 그 사실 적합성 때문에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결국 지식인들의 문집에까지 등재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면서 “토왜를 ‘나라를 좀먹고 백성을 병들게 하는 인종(人種)’으로 규정하고 4가지로 분류한 글을 소개했다.

 

또한 전 교수는 “한마디로 정의한 문장은 이것”이라며 “얼굴은 한국인이나 창자는 왜놈인 도깨비 같은 자”라며 “‘토착왜구’라는 단어의 유래와 의미에 대한 사전적 설명조차 ‘혐오 게시물’로 신고하는 사람이 있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이는 우리 사회에 자기가 ‘토착왜구’인 줄 아는 사람이 많다는 뜻일 것”이라며 “그들이 ‘한국인의 창자’를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동포애를 발휘하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선 “반미특위 활동이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며 “손혜원(무소속) 의원의 부친의 경우처럼 사실상 해방 이후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한 세력에게까지 독립 유공자 서훈을 주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전우용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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