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시읽기란 나에게 무엇인가?… 각계 애호가 50명의 응답

입력 : 2019-03-23 02:00:00 수정 : 2019-03-22 19:30:3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프레드 사사키·돈 셰어 엮음/신해경 옮김/봄날의책/1만6000원

누가 시를 읽는가/프레드 사사키·돈 셰어 엮음/신해경 옮김/봄날의책/1만6000원

 

날리니 나드카니는 1980년 코스타리카 열대우림에서 숲 최상층의 비밀을 밝히는 연구를 수행했던 생태학자다. 그는 “대중에게 자연과 과학 활동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과학자들이 쓸 수 있는 다른 표현 양식”으로 시를 꼽는다. 과학자들에게 시란 자신의 연구 영역에 품은 감정들, 열정과 깊은 호기심, 책임감 같은 감정들을 명확하게 표현해 내는 가치를 가진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는 연구의 기쁨과 궁극적인 이유를 요약해 준 가장 유명한 글귀로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것을 꼽는다.

“푸름이여, 너를 사랑해.”

소설가 겸 음악가인 대니얼 핸들러는 외출 준비에 공을 들이는 아내를 기다리는 시간을 “시에 맞는 완벽한 짬”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많은 이들의 시를 읽고, 샅샅이 훑었으며 행복해했다. 그리고 “옷을 잘 차려입고 여기에 동참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환영한다”고 제안한다.

유서 깊은 미국의 시 전문지 ‘시’에서 지금 시대에 누가 시를 읽는지를 물었다. 사람들은 다투어 손을 들고는 저마다의 이유와 즐기는 비법을 털어놓았다. 시읽기란 각자에게 무엇이었는지를 묻고 답한 것들이었다. 그중 50개의 응답이 모여서 책이 되었다.

책에 실린 각 글을 쓴 사람들은 큐레이터, 가수, 잡지 편집자, 의사 등 다양하다. 그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각자의 경험을 표현했다. 여기서 소개한 시들은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음직한 작품들이다.

책을 엮은 돈 셰어는 “무엇보다 시는 ‘즐거움’”이라고 단언한다. 모두가 시를 읽으며 엄청나게 즐거워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책에 실린 글쓴이 중 한 명인 아이 웨이웨이의 시각에서 대답을 찾는다.

“시를 경험하는 것은 현실 너머를 보는 것이다. 물리적인 세계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찾는 것이며, 다른 삶과 다른 층위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하게는 젊고 늙고, 배우고 못 배우고를 떠나 타인과 나누는 것이다.”

무궁무진한 읽을거리임에도 시와 친해지기란 쉽지 않다. 알쏭달쏭한 시어 속에서 허우적대다 포기하기 일쑤다. 시를 정말로 사랑하는 이들은 어떻게, 왜 시와 친해질 수 있었는지를 이 책을 통해 살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강구열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