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보잉 737 맥스’ 참사 원인은 늑장 대응?” 美 보잉 4개월 전부터 결함 알고도 방치

입력 : 2019-03-16 15:05:06 수정 : 2019-03-16 15:05:0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미국 항공기 제작업체 보잉이 전 세계적으로 운항중단 조처가 내려진 '보잉 737 맥스' 기종에 대해 10일 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로 지목된 소프트웨어는 '조종특성 향상시스템'(MCAS·Maneuvering Characteristics Augmentation System)이다. 난기류 상황에서 항공기의 급하강을 막아주는 일종의 운항정지 방지 시스템이다. 

 

구체적인 원인 분석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4개월여 사이 재발한 '보잉 737 맥스' 기종 추락 참사는 MCAD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복수의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보잉이 향후 10일 이내에 MCAS 업그레이드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업그레이드 비용은 항공기 1대당 약 200만 달러(한화 약 23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보잉 737 맥스' 기종 371대가 각국 항공사에서 운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10억 달러(1조1000억원)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미국 항공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AA)은 자체적으로 MCAS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AA는 잇단 추락 참사로 이어진 '보잉 737 맥스' 여객기 24개를 운용하고 있다.

 

보잉 측은 "보잉 737 맥스 기종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작업은 수주일 이내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보잉 737 맥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서둘러 이뤄졌다면 참사 막을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서둘러 'MCAS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면, 추가적인 참사를 막을 수 있지 않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 맥스' 여객기의 추락으로 탑승자 189명 전원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자 보잉은 연말까지 해당 소프트웨어의 갱신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보잉 측은 미국 항공사인 아메리칸·사우스웨스트항공 조종사들과 면담하고 "연말까지 조종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메리칸항공 조종사 노조의 마이클 미카엘리스는 "보잉 측은 '5~6주 이내에 소프트웨어를 고치겠다'고 말했다"며 "조종사들은 '지연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미카엘리스는 "매우 솔직한 논의가 오간 자리였다"면서 "항공기 조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해 조종사들이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는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 10일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같은 기종이 추락하면서 탑승자 157명이 전원 사망하는 참사가 이어졌다.

 

결국 보잉 '늑장 대응'이 결과적으로 수많은 인명을 앗아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잉 ‘늑장 대응’이 수많은 인명 앗아간 것” 안일한 대응 도마 위

 

일각에서는 작년 말 불거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보잉과 협의하는 미 연방항공청(FAA)의 업무가 전반적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소프트웨어 갱신 작업이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FAA 측은 "보잉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연방정부 셧다운은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항공당국의 안일한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연방항공청(FAA)은 이번 참사 사고 직후 "'보잉 737 맥스'는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airworthy) 기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보잉 공포'가 증폭하고 해당 기종의 운항중단 결정이 잇따르는 상황과는 너무 동떨어진 인식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불었고, 뒤늦게 운항중단 조처를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세계 항공안전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FAA의 영향력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잉 737 맥스’ 도입 계획 없던 진에어 등 반사이익 얻을 듯

 

'보잉 737 맥스' 기종 도입 계획이 없었던 진에어가 이번 사태의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제주항공 등은 올해 4월부터 오는 2027년까지 총 114대의 '보잉 737 맥스'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말 국내에 해당기종 2대를 도입해 올초부터 기재 운용을 시작한 이스타항공은 안전성 논란이 거세지자, 결국 지난 13일부터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이스타항공은 국토교통부의 정밀안전 점검 이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없다고 확인되면 해당 항공기 운항을 재개할 방침이다. 이스타항공은 싱가포르 운수권 확보를 위해 국적 항공사 가운데 맥스 기종 도입을 가장 먼저 서둘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보잉 737 맥스' 기종을 도입하기로 한 항공사들 모두 안정성을 입증하기 전까지 운항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결함 여부가 명백하게 해소되기 전까지 운항도 못하고 보관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당 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만큼, 이는 회사의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러시아 항공사 알로사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 위키피디아 자료사진

이에 반해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은 '보잉 737 맥스' 도입 계획이 없었던 만큼 경쟁에서 다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서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진에어의 경우 신규 노선 및 항공기 확대 제한 등 당국 제재가 오히려 리스크를 피하는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