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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표인가 양도인가”… 온라인 티켓 재판매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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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3-16 13:23:26 수정 : 2019-03-16 22: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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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재판매 사이트 논쟁

“암표거래를 돕는 티켓 재판매 사이트 금지해야 한다.”

 

“재판매 사이트는 안전한 티켓 양도를 도울 뿐이다.”

 

최근 스텁허브, 티켓베이 등 티켓 재판매 사이트가 성행하면서 온라인 암표 규제에 대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티켓 재판매 사이트가 암표 거래를 돕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반대 목소리가 있는 반면, 암표 거래를 막을 수 없는 상황에서 티켓 재판매 시장을 합법화 해 양지로 끌어 올려야 한다는 찬성론도 만만치 않다. 경범죄로 분류되는 현장 암표거래와 달리 온라인을 통한 암표거래는 관련 규정이 없어 온라인 티켓 재판매 사이트는 별다른 규제 없이 성행하고 있다.

 

◆ “티켓 재판매 사이트 ‘플미충’(티켓 프리미엄+충)의 수익원” 

 

온라인 암표상 피해자들은 티켓 재판매 사이트에 날을 세우고 있다. 재판매 사이트가 암표상의 영업을 도우며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암표상들이 자동 예매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이용해 수분 만에 티켓을 예매한 뒤 높은 프리미엄 가격을 붙여 재판매하는 식으로 부당 수익을 올린다고 주장한다. 티켓 재판매 사이트들은 이 과정에서 재판매 수수료를 받으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본다. 정작 공연에 관심갖는 사람들은 표를 예매하지 못한 채 티켓 재판매 사이트를 전전하며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티켓을 구입하게 된다는 것. 

 

15일 기준 한 티켓 재판매 사이트를 살펴보니 판매자들은 11만원 상당의 인기가수 태연의 콘서트 티켓을 15만~19만원대에 판매했고, 홍콩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의 36만원짜리 콘서트 티켓을 무려 375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해체를 앞둔 아이돌 가수 워너원의 콘서트 티켓이 정가 10만~12만원짜리가 티켓 재판매 사이트에서 1000만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티켓 재판매 사이트를 규제해달라는 청원까지 등장한 이유다. 한 청원자는 “연예 소속사나 스포츠 구단들이 암표거래를 금지하는데 (암표상의) 불법적인 수익을 막기 위해서 암표거래를 장려하고 암표거래를 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아 이득을 취하는 사이트들을 금지(규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인터파크, YES24 등 티켓 1차 판매사들도 재판매 사이트와 암표상들에 대한 규제가 없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티켓 재판매 사이트 측이 주장하는) 건전한 양도시장이 형성되려면 프리미엄의 상한선을 두고 정당한 범위 내에서 거래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는 그런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며 “단순한 양도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현재는 폭리를 취하려는 시장이 형성돼 공연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는 온라인 암표 거래를 처벌할 수 있는 경범죄처벌법과 공연법 등 개정안이 10여개 발의돼 있다.

 

티켓 재판매 사이트. 왼쪽부터 티켓베이, 스텁허브, 티켓마스터, 비아고고. 티켓베이 제공.

◆“‘음지’ 속 티켓 재판매 ‘양지’로 끌어올려야” 

 

반면 티켓 재판매를 찬성하는 측은 ‘암표시장’과 ‘양도시장’을 다르게 봐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매크로를 막는 것은 1차 티켓 판매업체의 몫이고 자신들은 환불이 불가한 티켓이나 높은 수수료 때문에 환불이 망설여지는 티켓이 안전하게 새 주인을 만날 수 있도록 ‘중간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티켓 재판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같은 경우 1차 티켓판매시장 대비 30~50% 수준의 2차 티켓 판매 시장이 형성돼 있다”며 “매크로를 악용한 암표상 문제는 공감하지만 (재판매) 사이트가 생겨난 취지는 안전하고 편리한 티켓 거래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업체는 프리미엄이 높은 고가 티켓 거래 비중이 실제 높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티켓 재판매 업체 ‘티켓 베이’는 지난해 자사 거래 비중을 조사한 결과 48%는 티켓 정가 수준이나 정가 이하에서 거래가 이뤄졌고 100만원 이상 고가 거래 비중은 0.6%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바오’는 전세계 티켓 재판매 시장 규모가 2020년까지 1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했다. 미국, 영국 등 공연 시장규모가 큰 국가는 티켓 재판매 시장을 ‘자격화’해 관리하는데 우리도 티켓 재판매 시장을 합법화해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희경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교수는 “티켓을 살 수 있는 채널이 많아진 만큼 암표 구분이 모호한 측면이 있고 막기 힘든 부분도 있다”며 “재판매 양성화를 통해 국가가 세금을 매기고 (거래도) 공개적이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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