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싱가포르에서 대역배우 하워드 X와 데니스 앨런이 각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분장을 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싱가포르에서 1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 6월에도 김 위원장 분장을 한 채 싱가포르 한 쇼핑몰에서 트럼프 대통령 코스프레로 유명한 대역배우 데니스 앨런과 나타나 이목을 끌었다. 그는 당시 싱가포르 입국 때도 경찰에 바로 연행돼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자신이 직접 발굴한 ‘짝퉁 트럼프’와 함께 한국에 왔다가 북한 응원단 앞에서 춤을 추기도 했다. 북한 응원단원들은 경악했고, 그는 보안요원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간 바 있다.
지난 22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대역배우 하워드 X와 러셀 화이트가 각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분장을 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
하워드 X는 지난해 6월 MBC ‘아침발전소’에 출연해 “나는 김정은이다”고 능청을 떨며 인터뷰한 적이 있다.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그는 한때 음악가였으나 2012년 만우절에 우연히 시작한 김 위원장 코스프레로 화제를 모은 후 주로 김 위원장 대역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걸음걸이와 사소한 몸짓까지 유사한 그에게 나름의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나는 원래) 김정은 위원장과 비슷한 얼굴로 태어났다. 그래서 익숙했다. (더 닮기 위해) 김정은에 대해 깊이 공부하고 전속 헤어 담당자도 있다. 따로 메이크업도 한다”고 말했다.
직전 1차 북미회담 당시 싱가포르에서 벌어진 에피소드와 관련, 싱가포르 경찰이 ‘회담이 열리는 센토사와 김 위원장의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 쪽으로는 가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풀어줬다고 한다.
◆실제 김정은 만나면 “새로운 머리스타일 시도해보라 할 것”
하워드 X는 실제 김정은을 만나면 어떤 말을 하고 싶냐는 방송 제작진의 질문에 “‘새로운 머리스타일을 좀 시도해 봐요. 새로운 스타일리스트를 구해요’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예고한 대로 월드컵이 열린 러시아를 방문해 또 화제를 일으켰다. 러시아의 국영방송 RT가 유튜브 체널을 통해 김 위원장의 닮은꼴 남성이 모스크바 시내에 나타나 축구팬들과 셀카 사진을 찍고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공개한 것. 화면에는 ‘짝퉁 김정은’(하워드 X)이 러시아 월드컵 모형 공인구를 들고 길거리를 다니면서 시민들과 함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담겼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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