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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역사 - 2월11 ∼ 17일] 쿠바서 침몰한 ‘보물함(寶物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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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2-10 23:06:24 수정 : 2019-02-10 16:5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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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8년 2월15일 쿠바의 아바나 항에 정박 중 의문의 폭발 사고로 침몰한 미국 군함 메인(Maine)호는 세계 역사상 손꼽힐 ‘보물함(寶物艦)’이라 할 수 있다.

그 배에 보물을 많이 실었다거나 그 군함이 금 같은 것으로 건조됐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메인호가 침몰함으로써 미국이 보물로 된 군함보다 몇 배나 비싼 배 값을 받아내서다.

그 사건으로 승조원 361명 가운데 95명이 살아남고 266명이 사망하긴 했으나 그것을 기화로 미국은 스페인과 전쟁을 벌여 필리핀 괌 및 푸에르토리코를 빼앗았으며 쿠바도 사실상 차지했다.

따라서 그 폭발사건을 두고는 온갖 추측이 나돌았으나 진상은 명쾌하게 밝혀진 바 없다.

미국은 제대로 조사하기 전부터 스페인 군함의 기뢰 공격으로 단정했고 스페인 측은 메인 호의 자체 사고라고 주장했다. 쿠바의 독립운동 세력이 일부러 그 군함을 파괴함으로써 전쟁을 부추겼다는 설도 나돌았다.

그런 사태에서 솔로몬처럼 현명하고도 권위 있게 심판할 판관이 없을 경우 주먹 힘이 심판하는 게 국제사회의 ‘관행’이었다. 미국의 군수산업계는 환호했고 언론들도 북 치고 장구 쳤다.

때마침 미국 언론계는 퓨리처 가문의 ‘더 월드’와 허스트 가문의 ‘뉴욕 저널’이 과장 허위보도 경쟁으로 ‘황색저널리즘’이라는 말을 유행시킬 때였다.

그런 판에 메인 호 사건이 일어나 그들은 ‘황금색 저널리즘’의 구실을 한 셈이다. 실은 미국인들의 안전을 핑계로 그 군함이 아바나에 정박한 것부터 수상쩍은 일이었다. 당시 노쇠한 식민세력인 스페인이 그 무서운 미국 군함을 공격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로부터 112년이 지난 시점에 한국에서는 천안함 사건이 일어났고 그 사건의 진상도 논란이 끝나지 않고 있다. 침몰한 군함을 따라 곧잘 진실도 가라앉기 때문이다.

양평(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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