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공포영화 무서워 못 봐요” “구마 의식만 해도 재밌어”

입력 : 2018-11-13 21:24:08 수정 : 2018-11-13 21:24:0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OCN ‘손 the guest’ 브로맨스 2人 / 영매 윤화평役 김동욱 / 무속인 집안 아들로 등장 / 영적 능력 섬세하게 표현 / 방영 마치니 속이 다 후련 / 고도의 감정 표현 신 많아 / 체력·정신적으로 힘들어 / 시청자 공감하도록 고심 / 사제 최윤役 김재욱 / 구마 행위 끊임없이 반복 / 운동선수처럼 몸에 익혀 / 연기 아닌 실제처럼 집중 / 부마자들 모두 弱者지만 / 박일도만큼은 순수한 惡 / 사회 책임으로 인식해야
지난 1일 종영한 OCN ‘손 the guest’는 한국식 오컬트 공포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그동안 국내 최고 공포 드라마로 여겨져 온 MBC ‘M’을 능가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1994년 방송된 ‘M’은 심은하의 초록색 눈동자를 비롯해 당시로는 파격적인 특수효과로 많은 시청자를 잠 못 이루게 했다. ‘손 the guest’는 특수효과보다는 ‘빙의’라는 한국적 소재를 이용해 ‘이야기가 주는 공포감’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드라마는 가상의 고장 계양진을 배경으로 박일도라는 큰 귀신을 쫓는 영매 윤화평(김동욱), 구마사제 최윤(김재욱), 형사 강길영(정은채)의 이야기다. 오후 11시라는 늦은 시간에, 케이블 방송에서 방송됐지만, 3∼4%의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두 주인공, 김동욱·김재욱을 통해 드라마의 속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매 윤화평役 김동욱

“작품을 선택할 때 (흥행 예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때가 있어요. 그런데 ‘손 the guest’는 처음 제안받을 때부터 ‘확’ 끌렸습니다. 거기에 감독님(김홍선)에 대한 믿음이 있었어요. 장르물을 오랜 시간 제대로 만들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성공할 것 같았죠.”

배우 김동욱(35)이 연기한 윤화평은 집안 대대로 무속인인 세습무 집안의 자손으로,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영매다. 어렸을 때 본 큰 손(귀신) ‘박일도’에 의해 할머니와 어머니가 살해당한다. 어른이 된 뒤에는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간 그를 쫓는다. 윤화평은 영적 능력이 강한 인물이다. 다른 사람 몸에 들어간 귀신까지 볼 수 있다. 쉽지 않은 연기를 해야 했다.

“고민의 연속이었습니다. 고도의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장면들이 많아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무척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귀신을 다루다 보니 전체적인 분위기마저 어두워서,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습니다.”
OCN ‘손 the guest’에서 윤화평을 연기한 김동욱은 “출연제의 때 ‘확’ 끌리는 느낌을 받은 작품”이라며 “빙의를 시청자들에게 이해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OCN 제공

하지만 정작 김동욱의 발목을 잡은 것은 ‘공감’이었다. “현실에서 봤거나 만났을 것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이상한 행동을 하고, 그 행동의 원인이 ‘빙의’라는 것, 이를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이해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았거든요. 특히 화평이는 이상 행동의 원인이 악령이라고 말합니다. 등장인물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들까지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고민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손 the guest’에는 장르 특성상 악령, 빙의, 구마 등 초자연적인 장면이 많이 나온다. 여기에 부마자(빙의된 사람)를 연기한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로, 공포의 극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정작 김동욱은 “공포 영화나 드라마는 무서워서 보지도 못한다”고 했다. “공포 장르는 좋아하지 않아요. 가톨릭 신자인데도 귀신을 무서워하죠. 공포 영화도 잘 못 봐요. 그런데 ‘손 the guest’는 공포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저희가 직접 연기했기 때문에 다음 장면에 뭐가 나올지 다 알잖아요. 나중에는 직접 모니터링까지 할 수 있었죠.”

윤화평은 귀신들을 잡으러 시종일관 뛰어다닌다. 부마자들과 몸싸움도 한다. “할아버지가 입원한 병실에서 울던 장면과 마지막 회 바닷가에서 싸운 장면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날도 춥고 바닷물이 점점 차올라 빨리 촬영해야 했거든요.”

인터뷰 내내 “후련하다”던 그는 드라마가 영화로 만들어질 때 출연제의가 들어온다면, “다시 한 번 기분 좋게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차기작을 정하지 않았다”며 “시나리오든 대본이든 천천히 여유롭게 읽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사제 최윤役 김재욱

“구마사제 연기를 위해 제작사 쪽에서도 자료를 챙겨 주셨습니다. 믿는 종교는 없어요. 하지만 연기를 해야 하니깐 사제의 삶이 어떤지 알기 위해 신부님을 만나보기도 하고, 성당을 찾아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캐릭터가 구체화됐죠.”

구마사제 최윤 역을 소화해낸 김재욱(35)은 특히 “필리핀 구마사제를 만나 강의를 들었고, 그분들이 구마 의식을 할 때 촬영한 영상도 봤다”고도 털어놓았다.

그가 연기한 최윤은 어릴 적 박일도에 의해 일가족이 살해당한 아픈 상처를 지녔다. 최윤은 자신의 형이자 박일도가 빙의된 전 구마사제 최신부를 따라 구마사제가 된다. 구마 행위를 하면서 최신부를 찾던 중 윤화평을 만난다. 김재욱은 “시청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구마사제를 보여줘야 했기에 준비할 게 몹시 많았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반복했습니다. 몸이 기억할 때까지. 운동선수들처럼 숙달했죠. 체화되는 데에는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연기를 하기보다 진짜 구마 의식을 행하는 것처럼 집중할 수 있었죠. 그때가 아마 김륜희(김시은 분)를 구마할 때였던 것 같아요.”

드라마에 나오는 부마자들은 각자 사연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모두 약자이며 피해자들이었다. 하지만 박일도만은 ‘순수 악’이라고 했다. “박일도는 인간 마음속 ‘순수 악·절대 악’이었던 것 같아요. 그걸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 악은 개인이 아닌 사회의 책임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재욱은 전작 SBS ‘사랑의 온도’에서는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는 남자 박정우를 연기했다.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업가로서 한 여인을 향한 사랑의 열정과 매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손 the guest’에서는 그 같은 장면이 전혀 없었다. 시종일관 구마 의식만 행한다. 그런데도 김재욱은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최윤 역으로 나온 김재욱은 “완벽한 사제 연기를 위해 신부님을 만나고 성당을 찾아갔다”며 “필리핀 구마사제로부터 강연까지 들었다”고 밝혔다.
OCN 제공

“대본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엑소시즘 소재가 한국에서 드라마화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고 감독님이 적극적으로 디렉팅해주셔서 크게 고민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잘만 하면 정말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의욕이 컸죠.”

드라마는 지난 1일 막을 내렸다. 박일도가 몸에 들어간 윤화평은 바다에 빠진다. 1년 뒤 최윤과 강길영 형사는 윤화평을 만난다. 박일도가 사라진 듯 보였다. 하지만 윤화평은 “그것이 아직 바닷속에 있다면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라는 대사를 남겼다. 시즌제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벌써 나온다는 것 자체가 드라마의 성공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OCN은 시즌제 드라마를 만들기에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고, 장르물을 잘 만드는 곳이기 때문에 ‘손 the guest’도 충분히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저 또한 시즌2에 출연할 테고요.”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