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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절상에 피투성이 무릎으로 300m 기어서 완주…프로정신이냐 가혹행위냐

입력 : 2018-10-25 11:18:20 수정 : 2018-10-25 11: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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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당한 일본 마라톤 선수가 무릎으로 기어 완주한 일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일본 후쿠오카 현 무나카타 시 일대에서 열린 전일본 여자실업 역전 마라톤 예선 대회가 열렸다. 42.195km를 6개 구간으로 나눠 이어 달리는 종목에 27개 팀이 출전했고 이들 중 상위 14개 팀이 본선에 진출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이 경기에 참가한 이와타니 산업 소속 이이다 레이 선수는 제 2구간 종료 지점을 약 300m 앞에서 넘어져 오른발 골절상을 당했다.

일어설 수 조차 없는 큰 부상에도 이이다는 남은 300m를 무릎으로 기어서 다음 선수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이다의 무릎은 피로 범벅됐고, 경기장에는 그가 기어온 흔적이 선명하게 남았다. 바통 전달을 기다리던 다음 구간 선수도 눈물을 훔쳐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이이다의 소속 팀 감독이 대회 관계자를 통해 이이다에게 “기권하라” 두 차례 일렀음에도 이이다는 자신에게 할당된 구간을 완주한 후 응급 처치를 받았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이이다는 전치 3~4개월 진단을 받았다. 이이다는 병원에서도 연신 “죄송합니다” 라고 사과를 멈추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이이다의 투혼은 일본 TBS TV를 통해 생생하게 중계됐다. 많은 이들이 이이다의 근성에 경의를 표하며 그가 큰 부상에도 임무를 완수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일에 거부감을 표하는 의견도 나왔다. 일본 석간 후지는 지난 24일 해당 상황을 소개하면서 “미담인가, 가혹한 행동인가”라는 기사로 의문점을 제기했다. 스포츠 선수 개인의 프로정신이라고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개인보다 집단을 중시하고, 문제의 책임을 지는 데에 민감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한 순간이라고 시사했다.

손유빈 기자 nattobin@segye.com
사진=T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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