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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빨리 잡았냐"… 이번엔 '유흥탐정' 체포 두고 논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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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17 20:50:47 수정 : 2018-10-17 20:5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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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기록 조회’ 사이트 개설자 경찰 검거 “다른 건 못 잡으면서 이번엔 왜 이리 빨리 잡은 거냐.” “성매매 연루자들을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

남자친구나 남편의 성매매업소 출입 기록을 확인해준다는 ‘유흥탐정’ 사이트 개설자가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로 여성들 사이에서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체포된 남성이 불법적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돈을 받고 팔았기 때문에 범죄 행위에 해당하는 건 맞지만,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린 ‘성매매 알선·구매 포털사이트 공동고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성매매 범죄 엄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5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유흥탐정 개설자 A(36)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올해 8월 유흥탐정 사이트를 만들어 여성들에게 3만∼5만원가량을 입금받고 남자친구나 남편의 유흥업소 출입 기록을 조회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전국의 성매매업소 업주들이 쓰는 ‘골든벨’이라는 이름의 단골손님 데이터베이스(DB)에서 의뢰자들이 건넨 휴대전화 번호를 검색하는 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 DB에는 성매매업소 출입 여부는 물론 방문 일자와 통화 내역, 경우에 따라서는 성적 취향까지 상세한 기록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성매매업소 단골손님과 경찰을 포함해 전화번호 약 1800만개가 담긴 DB 업체를 검거했다. 경찰은 유흥탐정이 이 업체를 이용한 사실을 확인, 추가 수사를 벌여 개설자를 찾아냈다. A씨가 유흥탐정으로 벌어들인 돈은 지난 8월23일부터 9월3일까지 12일 동안에만 3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추가 범행이 있는지도 살피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자신의 범행을 대부분 시인했다”며 “돈을 벌기 위해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중으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경찰은 A씨의 범행과 유사한 모방범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텔레그램 등 일부 메신저에서는 유흥탐정이라는 계정이 추가로 발견되고 있다. 경찰은 이들 계정을 운영하는 이들이 성매매업소 관련자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여성들을 위해 남성들의 성매매 기록을 조회해준다’는 명분으로 개인정보를 파는 신종 범죄 수법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날 ‘여성시대’와 ‘쭉빵카페’ 등 온라인 여초 사이트들에서는 종일 경찰의 유흥탐정 개설자 체포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대부분 “(유흥탐정으로 밝혀지거나 DB에 담긴) 성매수자는 내버려 두고 사이트 개설자만 잡은 것 아니냐”거나 “(DB에) 저명한 인사 또는 고위층이 포함돼 있는 것 아니냐”는 등의 의견들이다.

반면에 불법 행위자를 신속히 체포한 걸 두고 왜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많다. 일각에서는 “성매매 여성 DB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거나 “정확하지도 않은 정보를 가지고 남편이나 남자친구를 의심했다가 속아서 바보가 된 사람도 많다”는 등 주장도 나오면서 성 갈등 양상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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